중국 출장길에 오른 오세훈 서울시장이 첫 일정으로 역대 서울시장 최초로 대한민국 임시정부 청사를 찾아 독립운동과 임시정부의 의미를 강조했다. 충칭에 있는 임시정부 청사는 현존하는 임시정부 청사 중 가장 큰 곳으로, 독립유공자 후손들의 노력으로 지켜진 곳이다.
28일 오후 2시(현지시간) 오 시장은 충칭 청사에서 임시정부와 독립군 역사를 둘러보고, 백범 김구 선생 흉상 앞에서 묵념하고 헌화했다.
오 시장은 "10명이라면 문제가 안된다. 3세대까지 파악해보고 어느 선에서 가능한지 의논해보고 연락드리겠다"고 했다. "좋은 제안 해주셔서 감사하다"며 "꼭 연락 드리겠다"고 재차 약속했다.
오 시장이 유씨에게 "아버지가 오래 장수 하셨나"고 묻자 "메이요(아니요)"라는 단호한 대답이 돌아왔다. 유씨의 아버지인 유진동 선생은 김구 선생의 주치의였지만, 광복 후 북에서 행방이 묘연해졌다.
유씨는 "어머니가 6남매를 데리고 중국으로 오면서 힘든 생활을 겪었다"며 "해외 (독립유공자) 후손들은 너무 어려운 생활을 보냈다"고 토로했다.
이들은 광복 후 녹록지 않은 형편에도 충칭 청사를 지키는 일에 힘써왔다. 이씨는 "원래 아파트가 들어설 계획이었는데 충칭 정부와 한인사회에 남겼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전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이곳은 독립 후 도시 재개발 계획으로 철거될 뻔했으나, 후손들의 노력으로 충칭시의 협력을 이끌어 내 현재 충칭시 문화유산으로 제정됐다.
김씨는 "4월 11일마다 사는 곳인 북경에서 충칭으로 아버지가 근무했던 곳을 찾아 온다"며 "당시 활동 자료들을 모아 한국 임시정부 기념관에 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씨는 임시정부의 직원이었던 김동진 선생의 딸이다. 김동진 선생은 충칭 임시정부 시절, 김구의 비서 역할을 했다 청사에 김씨 아버지가 생활했던 비서실이 아직 보존돼 있다
오 시장은 "독립유공자들의 조국을 위한 희생으로 전 세계 곳곳에서 대한민국의 항일운동이 이어질 수 있었고 현재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유지하는 기반이 됐다"며 "자료를 발굴하고, 후손들에게 물려주고, 형태를 보존·기념해주시는 데 필요한 게 있으면 서울시에 요청하시라"고 했다.
시는 국가유공자 보훈 지원대상과 규모를 확대해 나가고 있다. 2022년 생존 애국지사에 지급하는 보훈명예수당을 월 20만원에서 월 100만원으로 인상했다. 지난해에는 국가유공자 본인 또는 선순위 유족 중 기초생활수급자, 차상위계층에게 지급하는 생활보조수당을 월 10만원에서 월 20만원으로 상향했다. 올해는 참전명예수당을 월 10만원에서 월 15만원으로 높였다.
한편 오 시장은 이번 출장길에서 경제, 문화 분야 시찰 및 한·중 수도 고위급 면담 일정을 소화한다. 충칭에서 장강(양쯔강)이 가로질러 흐르는 수변 경관 및 관광 명소를 시찰한다. 베이징에서는 휴머노이드 로봇혁신센터, 미래 과학성, 중관촌 등을 방문해 바이오, 로봇 분야를 살펴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