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틀 트럼프' 밴스, 지명 2주도 안돼 잇단 구설수…트럼프 악수 되나

2024-07-28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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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스 부통령 향해 '자식 없는 여자' 과거 발언 재조명

인종 차별적 행보도 지적

밴스, 이미 짧은 정치 경력 등으로 우려 제기

공화당 내에서도 밴스의 부통령 지명은 '최악의 선택'이었다는 평가

JD 밴스 오하이오 상원의원사진로이터연합뉴스
J D 밴스 오하이오 상원의원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리틀 트럼프' J D 밴스 상원의원이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러닝메이트(부통령 후보)로 지명된 지 채 2주도 지나지 않아 잇단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이에 공화당 내부에서도 트럼프의 밴스 지명이 악수가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7일(이하 현지시간) CNN, 파이낸셜타임스(FT) 등은 밴스가 러닝메이트 지명 후 얼마 되지 않아 위기에 몰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최근 밴스는 2021년 7월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부통령 등을 향해 '자식 없는 여자'라고 비난한 것이 드러나며 후폭풍이 커지고 있다.
그는 당시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해리스를 포함한 몇몇 민주당 인사들을 향해 “자기 삶에서 비참한, 자식이 없는 캣레이디들”(childless cat ladies who are miserable at their own lives)이라고 칭하며, 무자녀인 이들은 “국가의 미래와 직접적인 이해관계가 없다”고 언급했다. 캣레이디는 고양이를 키우며 사는 중년의 독신 여성을 일컫는 비하적 표현이다. 다만 해리스는 친자녀가 없지만, 2014년 더글러스 엠호프와 결혼하면서 엠호프가 전처와의 사이에서 낳은 딸과 아들을 키웠다.

또한 밴스는 과거에 자식이 있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많은 투표권을 가져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기도 했다.

이에 여성계, 특히 아이를 원함에도 불구하고 의학적, 생물학적 요인으로 아이를 가질 수 없는 여성들로부터 거센 비난이 쏟아졌다. 자신의 불임 문제 때문에 임신을 위해 체외수정을 시도하기도 했던 미국 유명 여배우 제니퍼 애니스톤은 "나는 미국 부통령이 될 가능성이 있는 사람에게서 이런 말이 나왔다는 것을 정말 믿을 수 없다"며 밴스에 직격탄을 날렸다.    
밴스는 자신의 발언을 둘러싼 비난이 거세지자 팟캐스트 메긴 켈리 쇼에 출연해 "그것은 풍자적 발언이었을 뿐"이라며, 자신은 "반가족적이고 반아동적인" 민주당을 비판하려는 의도였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밴스에 대한 비판은 이뿐만이 아니다. 밴스는 지난주 고향인 오하이오 미들타운을 찾아 펼친 첫 독자 행보에서 자신의 과거를 회상하던 중 특정 도넛 가게를 옹호하는 듯한 발언을 해 경쟁업체 고객들로부터 반발을 사기도 했다. 나아가 미국 비영리 진보 매체 트루스아웃은 밴스가 마약 문제 위기를 강조하기 위해 불필요하게 인종 차별적 행보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공화당 내서도 '최악의 선택'

이처럼 밴스를 향한 비난이 커지자 공화당 및 보수 진영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히 트럼프의 경쟁자였던 조 바이든 대통령이 후보직을 내려놓고 대체자로 해리스가 인기몰이를 시작하면서 공화당 내 위기감은 커진 모습이다. 실제로 해리스 캠프는 밴스의 이러한 발언을 놓고 현실과 동떨어진 아첨꾼이라며 맹공을 펼쳤다. 

미국 보수성향 정치평론가 벤 샤피로는 "타임머신이 있어서 2주 전으로 돌아간다면 (트럼프가) J D 밴스를 다시 (러닝메이트로) 뽑았을까? 의문이다"라고 말했다.

사실 밴스는 러닝메이트 선출 과정에서부터 잡음이 있었다. 올해 39세로 미국 러스트벨트(낙후 공업지대) 출신인 밴스는 불우한 성장 환경을 딛고 성공한 '아메리카 드림'의 대표적 인물로 이목을 끌었다. 트럼프는 백인 노동자 계층의 표심에 어필하기 위해 그를 러닝메이트로 선택했으나, 다른 한편으로 밴스는 젊은 나이만큼이나 정치 경력이 짧고 경험도 부족해 부통령 후보로 거론된 인물들 중 가능성이 제일 낮다고 평가받았다. 또한 트럼프와 비슷한 정책적 행보로 공화당 지지층 확대 능력이 부족한 것 역시 단점으로 꼽혔다. 

한 공화당 하원의원은 "그는 모든 선택지 중 최악의 선택이었다"며 "나는 그가 (러닝메이트가) 가능하다고 생각지도 못했을 정도였다"고 미국 정치 전문매체 더힐에 말했다. 또 다른 공화당 하원의원은 "이 건물 안에 있는 사람들한테 물어보면 10명 중 9명은 그가 잘못된 선택이었다고 말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다만 트럼프는 지난주 해리스가 민주당 대선 후보가 될 것임을 알았다면 다른 사람을 부통령으로 뽑았을 것이냐는 질문에 "아니다. 나는 같은 선택을 했을 것"이라며 "그는 잘하고 있다. 인기를 얻고 있다"고 밴스에 대한 신임을 나타냈다

결국 밴스의 러닝메이트 지명은 트럼프가 러닝메이트로 자신의 약점을 채울 수 있는 인물보다는, 자신의 말을 잘 따르는 '심복'을 원한 데 따른 결과라는 관측이다.

공화당 지지자로 유명한 헤지펀드 AQR캐피털 매니지먼트의 공동 창립자 클리포드 아스네스는 지난 26일 자신의 소셜미디어 엑스를 통해 밴스 지명은 "모두 과대한 자신감으로부터 비롯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바이든 토론회 (참패) 및 트럼프 암살 시도 이후 트럼프 측은 승리를 굳혔다고 생각해서 (당선 가능성과 정책적 측면에 있어) 분명히 최악의 선택을 했다"며 "그(밴스)는 최선의 아첨꾼이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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