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7·23 전당대회를 이틀 앞두고 이른바 '한동훈 대세론'이 흔들리고 있다. 한동훈 후보가 공개한 나경원 후보의 '패스트트랙 공소 취소 부탁' 이슈가 막판 쟁점으로 떠오르면서다. 여당 내부 '집안싸움'이 격해지면서 소상공인 지원을 주제로 했던 고위 당정협의회 역시 전당대회 이후로 미뤄졌다.
21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 당대표 선출방식은 당원선거인단 80%, 국민여론조사 20%다. 지난 19일부터 20일까지 이틀간 진행됐던 당원 선거인단 모바일 투표율은 3·8 전당대회보다 낮은 40.47%를 기록했다. 투표하지 않은 당원과 선거인단을 대상으로 한 자동응답방식(ARS) 조사와 국민여론조사는 이날부터 22일까지 실시된다.
그간 한 후보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렸지만,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에 성공하지 못할 경우 2위 후보에게 3·4위 표가 몰려 결선투표에서 막판 뒤집기가 이뤄질 경우가 남아있다. 특히 낮은 투표율에 핵심 당원 등을 중심으로 하는 이른바 '조직표'가 위력을 발휘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평가다.
이에 한 후보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상대가 인신공격에 집중할 때, 저는 여러분과 함께 미래로 가겠다"며 "그리고 화합하겠다. 투표해 주십시오"라고 호소했다.
나 후보는 페이스북을 통해 "한 후보는 윤석열 정부 법무부 장관으로서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았다"며 "인혁당 사건 피해자 과다 배상금 반납 지연이자 면제, 제주 4·3사건 직권재심 청구 확대와 같은 일은 주도적으로 챙겼으면서 왜 보수우파의 눈물을 닦아주지 않은 것인가"라고 공세를 이어갔다.
원희룡 후보 역시 울산 울주군에서 열린 당원협의회 간담회 이후 기자들과 만나 "전당대회 막바지 판이 바뀌고 있다"며 "당의 조직들과 일상적으로 활발하게 연결되어 있는 분들은 이미 '한 후보로는 안 된다'는 의견들이 아주 빠른 속도로 이미 다 퍼져나갔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페이스북에서도 한 후보가 과거 비상대책위원장으로서 100일간 총선을 이끈 이력을 겨냥해 "한 후보는 '우리'가 되고 '동지'가 되는 정치의 기본조차 깨닫지 못하고 있다"며 "100일만 쓰고 버리기에 아까운 게 아니라, 100일은 너무 길었다"고 날을 세웠다.
한편 당초 이날 검토됐던 고위당정협의회는 전당대회가 열리는 23일 이후로 잠정 연기됐다. 정부와 여당은 청탁금지법(김영란법)이 정한 식사비 한도를 현행 3만원에서 5만원으로 늘리고, 농·축·수산물 선물 가액을 기존 15만원에서 20만~30만원으로 상향하는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었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앞서 고위당정협의회를 열기로 논의가 되기는 했지만 소상공인 지원책 등 각종 민생 현안이 전당대회 이슈에 묻힐 가능성이 있다고 보여서 (전당대회) 이후에 재개하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