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심 발언 이후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대한축구협회(KFA)는 홍명보 울산 HD 감독을 신임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으로 내정했다고 7일 밝혔다. 이임생 KFA 기술이사는 오는 8일 오전 11시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브리핑을 진행할 예정이다.
그는 지난달 30일 포항 스틸러스와 경기 전 "협회에서 저보다 더 경험이 많고 경력, 성과가 뛰어난 분들을 데리고 온다면, 자연스레 제 이름은 나오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자신의 국가대표팀 감독 부임을 걱정하는 울산 팬들을 향해 "내 입장은 항상 같으니 팬들께서는 그렇게 걱정하지 않으셔도 된다"고 안심시켰다.
사실상 자신보다 더 뛰어난 감독이 한국 축구 대표팀의 감독으로 부임해야 한다는 뜻을 강조하면서, 자신은 울산 감독으로 남겠다고 전한 것으로 풀이됐다.
이뿐 아니라 홍 감독은 KFA를 향해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았다. 당시 차기 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에서 정해성 전력강화위원장이 사표를 내는 등 내부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진 시점이었다. 이에 대해 그는 "협회에서 누구도 정 위원장을 지원하지 않았을 거라는 생각이 들고, 그렇게 혼자 고립되신 것 같다"고 의견을 내놨다.
그렇기에 홍 감독의 대표팀 감독 부임은 사실상 물 건너 간 것 아니냐는 이야기까지 나왔다. 본인이 울산 감독으로서의 활동에 만족하고 있고, 이미 KFA 전무 이사를 지내며 대표팀 감독 선임에 참여해 본 그가 투명한 절차를 통해 새 인물을 감독으로 세워야 한다는 것을 강조한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KFA를 향한 작심 발언을 한 지 7일 만에 그는 대표팀의 새 감독으로 낙점됐다. 홍 감독의 작심 발언 이후 대표팀 감독 선임이 단 일주일 만에 펼쳐졌기에, 그동안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인지 관심이 모이는 대목이다.
한편 홍 감독은 지난 2013년 대한민국 대표팀 감독으로 부임해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서 대표팀을 지휘한 바 있다. 당시 그는 1무 2패를 기록하며 쓴맛을 봤다. 이후 중국 슈퍼리그 항저우 뤼청(현 저장 FC)과 울산 감독으로 경험을 쌓은 그가, 10년 만에 돌아온 대표팀에서 어떤 지도력을 보여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