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가계대출을 놓고 연일 경고성 멘트를 내놓으면서 인터넷전문은행이 바짝 긴장하는 분위기다. '대출 갈아타기' 이후 주택담보대출 규모가 크게 늘어나면서 인터넷은행은 금리를 높이거나 정책 모기지 상품 출시를 연기하는 방식으로 속도 조절에 들어갔다. 정부가 하반기 본격적인 가계부채 관리에 들어가면 인터넷은행의 활동 반경이 더 좁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4일 기준 인터넷은행 3사(카카오뱅크·토스뱅크·케이뱅크)의 주담대 금리는 연 3.50~5.94%로 집계됐다. 카카오뱅크 고정금리형(혼합형) 주담대 금리는 3.50%~5.77%, 케이뱅크는 3.52~5.94%로 모두 최저금리가 3% 중반대로 책정됐다.
이는 저금리를 내세운 인터넷은행이 대규모 대환대출을 이끌자 금융당국이 제동을 건 탓으로 풀이된다. 당국은 은행권 주담대를 중심으로 가계 빚이 급증하는 상황에서 시중은행의 주담대를 흡수하며 성장하는 인터넷은행 방식을 탐탁치 않게 바라보고 있다. 최근엔 아예 "다른 은행에서 취급한 대출을 좀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하면서 뺏어오는 형태의 영업은 혁신이나 포용과 거리가 멀다"며 인터넷은행의 영업 형태를 꼬집기도 했다.
상황이 이렇자 상반기 중 출시 예정이었던 인터넷은행의 신규 대출 상품이 출시를 미루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정책대출인 '보금자리론'을 상반기 내놓을 예정이었지만 대출 수요가 급증할 수 있다는 우려 탓에 상품을 출시하지 못하고 있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현재 보금자리론 상품 출시와 관련해 구체적인 일정이 정해진 것은 없다"며 "비대면 완결성을 더해 출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토스뱅크도 새로운 대출 상품 출시보다 기존 상품 재정비에 초점을 맞출 계획이다. 당장 급한 연체율 관리부터 해결해야 한다. 토스뱅크의 1분기 연체율은 1.34%로 2023년 3분기 1.18% 이후 2분기 연속 오르고 있다. 부실채권(NPL) 비율도 올해 1분기 1.19%로 카카오뱅크(0.45%), 케이뱅크(0.87%)와 비교하면 높은 수준이다.
문제는 수익성이다. 인터넷은행이 대출이 막힌 상황에서 하반기 실적을 개선하긴 쉽지 않은 과제다. 금융권 관계자는 "시중은행은 여·수신 외에도 펀드, 방카슈랑스, 외국환 거래 등 다양한 방식으로 영업이익을 끌어올릴 수 있지만 인터넷은행은 제한된 여·수신 상품으로만 수익을 실현해야 한다"며 "당국의 가계부채 옥죄기가 이어지면 인터넷은행으로서는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