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류업 프로그램의 상징이 될 'KRX 코리아 밸류업 지수' 공개가 두 달여 남은 가운데 증권가에서는 여타 대형 지수와 차별화, 시장 대비 성과 등을 남은 기간 풀어야 할 핵심 과제로 지목하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지수 세분화나 핵심 투자 지표에 기초한 구성 종목 선정 등 방법론 측면에서 고민할 필요가 있다는 견해를 내놓고 있다.
1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현재 한국거래소가 개발하고 있는 KRX 코리아 밸류업 지수는 오는 9월 중 발표될 예정이다. 공개 시기가 다가오면서 지수 구성 종목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는데 당국은 업종별 특성을 고려하고 다양한 지표를 활용해 편입 종목을 선정하겠다는 방침을 세우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밸류업 프로그램이 장기적으로 운영돼야 한다는 점을 전제로 지수 성과 측면에서 기존 지수 대비 큰 차별성이 나타나지 않으면 금융당국이 지수 세분화나 시장 재구성 조치도 고려할 수 있다고 봤다.
실제 일본 프라임시장 시가총액 상위 500개 기업 가운데 자본 수익성과 시장 평가가 우수한 150개 종목으로 구성된 JPX 프라임 150 지수는 올해 들어 이달 1일까지 16% 넘는 수익률로 우수한 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이는 같은 기간 19% 이상 오른 기존 닛케이225지수 성과에는 못 미친다.
한 대형 증권사 관계자는 "지수 출시 초기부터 주목할 만한 수익률을 기대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며 "기간별 기대 수익률 측면에서 다른 대형 벤치마크 지수 대비 언더퍼폼(시장 수익률 하회)한다면 밸류업 프로그램 지수를 이원화하거나 도쿄증권거래소(TSE)처럼 시간을 두고 시장을 재구성하는 방법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TSE는 2022년 4월 4개 거래시장을 △프라임(Prime) △스탠더드(Standard) △그로스(Growth) 등 3개 시장과 대표 지수로 개편해 운영하고 있다. TSE 프라임과 스탠더드 지수는 산업재와 자유소비재 섹터 비중이 큰 편이고 그로스 지수는 IT 업종 성장주들이 다수 포진해 있다.
일각에선 밸류업 지수가 기존 코스피나 코스피200, 코스닥150 대비 차별화된 수익률을 담보하기 위해서는 편입 종목 선정에 엄격한 기준이 필요하다는 견해가 제기된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7~8월 사이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참여도에 따라 지수 구성이 크게 달라질 것으로 생각한다"며 "(출시) 초기에는 20개 종목 정도 소수 상장사들을 편입할 수밖에 없겠지만 향후 관련 보고서를 선제적으로 공시하고 충실히 이행하는 정도를 따져 종목을 편입해야 시장 이상의 성과와 함께 기업가치 제고 효과도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