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 난도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꺾이지 않는 물가 탓에 금리 인하 시점이 계속 늦어지는 데다 미국 대통령 선거와 관련한 정책의 불확실성마저 큰 상황이다. 국내 증시는 조정을 뚫고 상승세를 보이곤 있지만 '밸류업 프로그램'이 기대만 못하다는 것이 중론이다. 여러 악재 속 하반기 재테크 전략을 알아본다.
전문가들은 본격적인 금리 인하기에 접어들기 직전인 지금이 예적금 상품에 들어갈 마지막 기회로 보고 있다. 출산장려 고금리 적금인 새마을금고의 'MG희망나눔 용용적금'과 하나은행의 '하나 아이키움 적금'의 연 최고금리는 각각 12%, 8%다. 우대조건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우리은행 '데일리 워킹 적금'(연 최고 11%), KB국민은행 '온국민 건강적금-골든라이프'(10%), 신한은행 '청년 처음적금'(8%)도 금리가 높은 편이다.
반도체·AI주가 이미 고점이라는 생각이 든다면 쏠쏠한 배당을 챙길 수 있는 상품이 대안이 될 수 있다. 정부의 '밸류업 프로그램' 최대 수혜주로 꼽히는 은행주를 담은 'TIGER 은행고배당플러스TOP10'과 'SOL 금융지주 플러스 고배당'이 대표적이다. 월배당 상품으로 연 6% 정도의 배당수익률을 함께 기대할 수 있다.
김정현 신한자산운용 ETF사업본부장은 "금융지주는 실적 개선세가 뚜렷하고 하반기 세법·상법 개정 논의를 통한 세제 혜택이 기대된다"며 "추가적인 자사주 매입 소각을 통해 저평가를 해소할 수 있는 이벤트가 다양한 만큼 투자매력도가 여전히 높다"고 말했다.
금리인하에 대한 불확실성이 잔존해 있는 만큼 단기·초단기채를 권하는 전문가도 있었다. 미국 통화정책과 대선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큰 시점에선 단기채로 돌발 변수에 대응할 수 있기 때문이다.
변희정 하나은행 Club1 PB부장은 "1년 내외의 단기채 펀드의 최근 연 수익률은 5% 정도이고, 1~3개월짜리 초단기채도 연환산 수익률이 4%는 된다"며 "하반기 상황에 따라 투자해도 늦지 않기 때문에 지금은 유동성 확보가 가능한 상품에 여유자금을 투자하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외화투자에는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 최근 원·엔 환율이 100엔당 850원대까지 떨어지며 16년 6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지만 엔화가 단기에 강세로 전환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주요 은행 투자 전문가들은 엔화 가치가 더 떨어질 수 있다며 일단 엔화를 매수하기보다 하반기 주요국 통화정책 변화를 지켜보고 투자를 결정하라고 조언했다.
최진호 우리은행 투자상품전략부 이코노미스트는 "엔화를 860원 내외 레벨에서 매수 후 900원 내외 레벨에서 매도하는 전략을 고려할 수 있다"면서도 "이 정도 수익률로 만족하지 못하는 투자자라면 미국 기준금리 인하와 일본 기준금리 인상이 본격화할 1년 이상의 장기적 투자 시계를 갖고 접근하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