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리밸런싱] "SK그룹 미래 AI에 달렸다"...메모리·데이터센터 과감한 베팅

2024-06-30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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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통신 잇는 신 성장동력...미국 빅테크와 어깨 나란히

청주·용인·웨스트라피엣에 신규 팹 건립, AI 메모리 '생산능력' 확대 총력

SK그룹 가치 극대화할 '반도체위원회' 신설...곽노정 대표가 이끌어

사진아주경제DB
[사진=아주경제DB]
최태원 회장이 SK그룹의 미래 먹거리로 인공지능(AI)과 반도체를 꼽은 가운데 그룹 핵심 계열사인 SK하이닉스와 SK텔레콤이 관련해서 향후 5년간 106조40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SK그룹이 리밸런싱으로 마련한 80조원 재원에 SK하이닉스·SK텔레콤이 관련 비용을 추가적으로 보태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SK하이닉스가 AI 메모리 수요 급증으로 2018년 반도체 슈퍼사이클(대호황)을 넘어서는 경영성과를 낼 것으로 예측되는 만큼 관련 재원 마련에 큰 어려움은 없을 전망이다.

30일 재계에 따르면 SK그룹은 경영전략회의에서 △AI·반도체 투자를 통해 HBM(고대역폭 메모리) D램을 필두로 한 AI 반도체 △AI 시대 핵심 인프라인 AI 데이터센터 △개인 맞춤형 AI 비서를 포함한 AI 서비스 등 AI 밸류체인을 더 정교화하고 미국 빅테크와 대등한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기로 했다. 

이를 두고 그동안 에너지·통신을 양대 축으로 성장한 SK그룹이 마이크로소프트(오픈AI)·구글(딥마인드)·메타·엔비디아 등 빅테크처럼 AI를 신 성장동력으로 삼은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실제로 지난 22일부터 SK 주요 임직원과 함께 약 한 달간 미국 출장길에 오른 최 회장은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최고경영자(CEO), 샘 올트먼 오픈AI CEO 등을 잇달아 회동하며 SK그룹의 AI 트랜스포메이션(전환)과 관련한 구체적인 구상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AI 경쟁력 강화를 위해 SK하이닉스와 SK텔레콤은 대규모 투자를 진행한다. SK하이닉스는 2028년까지 향후 5년간 총 103조원을 투자해 반도체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이 가운데 HBM D램 등 AI 관련 사업 분야에 전체 투자금의 약 80%(82조원)를 집행한다. 

SK하이닉스의 향후 5년간 투자 계획이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반도체 업계에선 SK하이닉스가 HBM·GDDR(그래픽 메모리) D램과 기업용 SSD 등 AI 메모리 분야에서 업계 최고 수준 기술력을 보유한 만큼 주로 클린룸 확보를 통한 D램·낸드 플래시 생산능력 확대에 집중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는 "HBM 올해 생산분은 이미 완판됐고 내년도 거의 솔드아웃됐다"고 말한 바 있다. 기업용 SSD도 AI 서비스 확대와 HDD(하드디스크드라이브) 교체 수요 증가로 급성장이 예고된 상황이다.

이를 위해 SK하이닉스는 우선 5조3000억원을 투자해 충북 청주에 M15팹을 확장한 신규 팹 'M15X'를 내년 말까지 준공한다. 이후 장비 투자를 순차적으로 진행해 총 20조원 이상의 투자를 집행할 계획이다. 2027년 상반기에 첫 팹이 준공될 예정인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도 지속해서 투자를 진행한다. SK하이닉스는 용인에 총 4개의 팹을 준공할 계획이다. 향후 시장 상황에 맞춰 HBM·GDDR·낸드 등 다양한 AI 메모리를 양산할 계획이다.

미국 인디애나주 웨스트라피엣에 38억7000만 달러(약 5조3000억원)를 투자해 만드는 첨단 패키징 공장 계획도 차질 없이 진행한다.

증권가에선 SK하이닉스가 AI 메모리 수요 급증에 힘입어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2018년을 넘어서는 성과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당시 SK하이닉스는 영업이익 20조8000억원을 기록한 바 있다. 씨티글로벌마켓증권은 SK하이닉스가 2024년 매출 69조4000억원 영업이익률 39%(약 27조원), 2025년 매출 93조원 영업이익률 44%(약 41조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이 추세가 지속될 경우 SK하이닉스가 그룹사의 별다른 지원 없이 자체적으로 103조원 재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번 경영전략회의에서 SK그룹사 대표들은 AI·반도체 밸류체인에 관련한 계열사 간 시너지 강화를 위해 7월 1일부터 수펙스추구협의회에 '반도체위원회'를 신설하기로 했다. 위원장은 곽 대표가 맡는다. SK그룹 내부에는 전략·글로벌, 환경사업, ICT(정보통신), 인재육성, 커뮤니케이션, SV(동반성장), 거버넌스 등 7개 위원회가 있었는데, 특정 사업을 위한 위원회를 만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SK그룹에서 곽 대표의 책임이 막중해진 만큼 이를 지원하기 위해 SK하이닉스는 CEO 직속 코퍼레이트 센터를 신설하고 송현종 사장을 코퍼레이트 센터 담당으로 선임했다. 송 사장은 SK㈜에서 SK그룹의 반도체 사업 관련 의사결정 지원과 통찰력 제공 업무를 수행해 온 인물이다.

SK텔레콤과 자회사 SK브로드밴드는 AI 데이터센터 사업에 5년간 3조4000억원을 투자한다. SK텔레콤은 AI 데이터센터 효율적인 운영을 위한 원천기술인 액침냉각 연구개발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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