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주요 연구·개발(R&D) 예산이 24조8000억원으로 정해졌다. 올해보다 13%가량 늘며 2023년 수준을 회복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7일 열린 '제9회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심의회의'에서 이런 내용을 담은 '2025년도 국가연구개발사업 예산 배분‧조정(안)'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인공지능(AI) 반도체, 첨단 바이오, 양자 등 3대 게임체인저 기술 R&D에는 3조4000억원을 편성했다. AI 분야 예산은 1조1000억원으로 올해보다 35.5% 늘었다. 차세대 범용인공지능(AGI), AI 안전기술 개발 등에 투입한다. 첨단 바이오는 19.1% 증가한 2조1000억원, 양자는 32.1% 늘어난 1700억원을 편성했다.
10배 퀀텀 점프를 목표로 하고, 현존하지 않는 신개념 기술을 개척하는 연구 부문인 혁신·도전형 R&D에는 1조원을 투입한다. 앞서 정부는 지난 3월과 6월 두 차례에 걸쳐 대상 사업들을 발굴했다.
선도형 연구 생태계 조성 관련 예산도 늘렸다. 기초연구 예산은 올해보다 11.6% 늘어난 2조9400억원으로 확정했다. 역대 최대 규모다. 도약 연구를 신설해 우수 성과자의 후속 연구를 지원한다. 새로 떠오르는 분야에 대한 개척 연구 등에도 투입한다. 인재 확보 예산은 올해 8000억원에서 내년 1조원으로 23.9% 늘었다.
이차전지를 비롯해 디스플레이, 반도체 등 우리가 선도하는 첨단 기술 분야의 초격차 확보에는 2조4000억원을 투자한다.
우주항공청 개청에 맞춰 우주 R&D 예산도 1조원 편성했다. 올해 8000억원보다 21% 늘어난 규모로, '2032 달 착륙·2045 화성 도달'을 위한 우주탐사와 차세대 발사체 핵심역량 확보 등에 투입할 예정이다.
재난·안전 R&D 예산은 올해보다 7.8% 늘어난 2조원을 편성한다. 마약·딥페이크 등 국민 생활과 직결된 신흥 위협에 신속하게 대응하고, 홍수와 전기차 화재 등 재난·안전 R&D에 사용한다. 전기차·물류시설 화재에서 국민을 보호하는 기술 개발, K-9 자주포·천궁 등 수출 무기 경쟁력을 높이는 데는 3조1000억원을 편성했다.
박상욱 과학기술수석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에서 "오늘 발표된 주요 R&D 예산은 2023년도보다 조금 큰 수준이지만, 내용상으로는 환골탈태에 가깝게 달라졌다"며 "복원이나 회복이라는 표현은 적절치 않다"고 강조했다.
류광준 과기정통부 과학기술혁신본부장도 전날 관련 브리핑에서 내년도 예산 증액과 관련해 "정부는 시스템 개혁과 역대 최대 규모 투자로 선도형 R&D 체제로 전환을 가속하는 것"이라고 설명한 뒤 "작년 수준으로 복원한 게 아니라 확대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예산이 효과적·효율적으로 쓰일 수 있게 R&D 시스템 체질 개선을 바탕으로 예산을 늘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