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이 이미 퇴직한 김용섭 전 효성티앤씨 대표(부사장)를 다시 채용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효성티앤씨는 최근 조직 개편을 통해 CTO(최고기술책임자)와 효성 기술연구원 티앤씨연구 총괄 자리를 신설하고, 이 자리에 퇴직한 김 부사장을 영입했다.
효성그룹은 내달 조현상 효성 부회장이 이끄는 HS효성과 계열 분리에 나서는데, 기존 효성그룹은 핵심 계열사인 효성티앤씨 중심으로 운영한다.
효성티앤씨 실적이 기존 효성그룹 실적과 직결되므로 조 회장이 실적 증대와 신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회사 사정에 능통한 전임 대표를 다시 발탁했다는 분석이다.
김 부사장은 효성티앤씨 대표를 맡았던 인물로 2018년부터 회사를 이끌며, 2021년 효성티앤씨의 역대 최고 실적을 이끈 뒤 2022년 현 김치형 대표에게 자리를 넘겼다.
이후 베트남 법인으로 이동한 김 부사장은 이듬해인 지난해 6월 효성그룹에서 퇴사했다. 하지만 이번에 1년 만에 CTO로 다시 현직으로 복귀했다.
전임 대표의 이례적인 복귀를 두고 조 회장 의지가 강하게 작용했다는 후문이 흘러나오고 있다. 조 회장은 김치형 현 대표와 함께 효성티앤씨 사내이사를 맡으며 경영 전반을 챙기고 있다.
업계는 재영입의 또다른 주요 원인을 두고 김 부사장의 스판덱스 사업 전문성을 손꼽고 있다.
효성티앤씨 사업은 크게 섬유와 무역 부문으로 구성되는데, 섬유 부문의 영업이익 60~70%가 스판덱스 사업에서 나온다. 김 부사장은 스판덱스 연구원을 비롯해 브라질 스판덱스 법인장을 거쳐 스판덱스 부문장을 맡으며 효성그룹의 대표적인 '스판덱스 전문가'으로 꼽힌다.
효성티앤씨는 김 부사장 영입을 통해 스판덱스 사업을 강화하면서 신성장 동력 발굴에 집중할 방침이다.
효성티앤씨 관계자는 "신성장 동력을 찾기 위해 사업과 섬유 이해도가 높은 김용섭 부사장을 CTO와 연구 부문 총괄로 영입했다"며 "김 부사장이 두 부문을 겸직하며 신사업과 연구개발을 유기적으로 운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효성그룹은 내달 1일부터 효성과 HS효성 2개 지주회사 체제로 재편된다. 조현준 효성 회장이 효성과 효성티앤씨 등을, 조현상 부회장이 신설 지주회사인 HS효성과 효성첨단소재를 이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