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민사1-2부(이양희·이은혜·이준영 부장판사)는 김 의원과 최기화 EBS 감사가 MBC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지난 19일 1심과 같은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피고(MBC)가 방송의 공정성·공익성 훼손, 보도 신뢰도 및 사회적 영향력 하락, 부당노동행위, 조직관리 및 운영 능력 상실, 총파업에 따른 장기간 방송 파행 등을 이유로 원고들을 해임했다"며 "이 사건 각 해임에 정당한 이유가 인정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재판부는 최근 김 의원 등의 형사 사건에서 유죄가 확정된 점을 주요 근거로 들며 "피고로서는 고의로 부당노동행위를 자행한 원고들에 대해 해임을 결의함이 타당했다"며 사측 손을 들어줬다.
앞서 김 의원은 2017년 2월 28일 임기 3년인 MBC 사장으로 취임했으나 노동조합 활동을 방해하는 등 부당노동행위 논란을 일으켰다. 급기야 MBC 노조는 같은 해 9월 총파업에 돌입했고 김 의원은 11월 13일 사측에 의해 해임됐다. 최 감사는 당시 MBC 기획본부장으로 재직했다.
이듬해 3월 김 의원과 최 감사는 해임이 부당하다며 MBC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이들은 해고 자체가 불법이므로 남은 임기를 채웠다면 받을 수 있었을 급여와 퇴직금을 달라는 취지로 소장을 제출했다.
그러나 1심 법원은 해임이 타당하므로 손해배상 청구도 이유 없다며 전부 기각했고 이들은 즉각 불복해 항소했다.
앞서 2017년에 김 의원이 사장으로 취임한 뒤 부당노동행위 문제가 불거지자 고용노동부 서울서부지청은 MBC에 대한 특별 근로감독을 실시했고, 검찰은 2018년 1월 김 의원을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그는 작년 10월 대법원에서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김 의원은 MBC 제1노조 조합원 9명을 MBC 본사 밖 외곽으로 격리하고자 신사업개발센터와 뉴미디어포맷개발센터 등으로 부당 전보한 혐의 등에 대한 유죄가 인정됐다.
김 의원은 1987년 11월 MBC 공채 기자로 입사한 뒤 사회부, 스포츠취재부, 국제부, 정치부 등에서 기자 생활을 했고, 2003년에 차장, 2013년에 보도국장, 2015년에 보도본부장이 됐다. 김 의원은 2017년 2월 안광한 사장 임기가 끝나가자 MBC 사장 공모에 나섰고 사장에 선출됐다.
다만 금고 이상 형을 선고받으면 형이 실효되기 전까지 선거에 출마할 수 없지만 김 의원은 지난 2월 설 명절을 앞두고 사면받으면서 피선거권을 회복했고 이후 총선에서 국민의힘 비례대표 후보로 나서 당선돼 22대 국회의원이 됐다.
이날 판결 직후 김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상고 의사를 밝혔다.
김 의원은 "문재인 정권은 신속히 특별근로감독을 실시하고 취임한지 6개월도 안 된 저를 부당노동행위 혐의로 조사했다. '뭘로 엮을까' 찾은 것"이라며 "민주당과 민노총 언론노조는 방송3법을 통과시켜 ‘공영방송 영구장악’을 획책하고 있다. 2017년 민주당이 작성하고 실행된 '방송장악문건'을 완결하는 작업일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