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제주맥주 주가는 80% 비율에 달하는 감자 결정 여파로 저점(978원)에서 고점(1350원)까지 오르내리며 극심한 변동성을 보였다. 감자가 시행되면 보통주 5주가 같은 액면주식 1주로 병합되며, 자본금은 292억8346만원에서 58억5661만원으로 줄어든다. 발행 주식 수는 5856만6901주에서 1171만3218주로 감소한다.
2023년 말 기준 제주맥주 결손금은 867억원으로 22% 자본잠식 상태다. 자본잠식률 50%를 넘어서거나 자기자본이 10억원 미만으로 감소하면 관리종목, 자본전액잠식 상태가 되면 상장폐지가 될 수 있다. 제주맥주는 올해 1분기에도 10억6000만원 적자를 내며 관리종목 지정 우려가 꾸준히 제기되고 있었다.
증권가에서는 최근 제주맥주 행보에 대해 의심스러운 시선을 보내고 있다. 제주맥주는 지난 14일 중국 화룬맥주와 국내 독점 유통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이날 주가는 17.52% 상승했다. 주말이 지난 뒤 감자 결정을 발표하며 주가는 12.7% 하락했다. 모두 제주맥주 최대주주가 자동차부품 업체 더블에이치엠으로 변경된 뒤 한 달 만에 벌어진 일이다.
관리종목 지정 사유를 해소한 뒤 감자를 통해 배당 재원을 마련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무상감자는 일반적으로 재무상태표상 이익잉여금이 0 아래로 떨어져 결손금이 많아졌을 때 시행되지만 배당 재원으로 쓰일 수 있다.
제주맥주는 자본금 292억8346만원에서 58억5661만원으로 줄어드는 과정에서 발생한 자본금 감소분 234억2685억원이 자본잉여금이 되고 이를 이익잉여금으로 전환해 배당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감자, 자산 매각 등을 통해 지분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수익 구조를 조성한 뒤 배당을 통해 최대주주가 회사 자금을 회수할 가능성이 있다"며 "과거에도 사모펀드(PEF) 운용사 한앤컴퍼니가 쌍용C&E(구 쌍용양회) 자본금을 10분의 1로 줄이는 감자를 추진한 뒤 배당성향을 기존 154.6%에서 165.1%로 확대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