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신용·중금리 수요를 기반으로 혁신금융을 지향해온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온투업)의 성장세가 정체됐다. 고금리와 부동산 시장 침체로 대출 취급액이 매년 줄어들고 있으며, 연체율이 높아져 건전성 우려도 발생했다. 온투업계에서는 신상품‧신사업에 도전하며 돌파구를 마련하고 있다.
18일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 중앙기록관리기관에 따르면 올해 5월 기준 온투업 대출 잔액은 1조996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5월 1조1294억원 대비 298억원(-2.6%) 줄어든 수치다. 2년 전과 비교하면 3155억원(-22.6%) 감소했다. 아울러 지난해 말 기준 온투업체 53곳의 연체율은 8.4%를 기록했는데 이는 전년 동기(4.7%) 대비 3.7%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부동산 시장 악화…부동산 상품 줄이고 새로운 담보 찾는 온투업계
앞서 부동산 시장 호황기를 틈타 규모를 키우던 온투업계는 기준금리 상승과 부동산 시장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업황이 악화하며 일부 업체가 폐업하기도 했고 규모가 큰 온투업체들은 신상품을 내놓으며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앞서 피에프씨테크놀로지스는 지난 4월 투자기간 최소 1일부터 최대 5일까지 초단기 파킹 투자가 가능한 카드매출선정산 투자상품을 선보이기도 했다. 확정된 카드매출채권을 담보로 한 채권형 투자 상품이기에 리스크가 적다고 피에프씨테크놀로지스 측은 설명했다.
대출 잔액 2위인 8퍼센트는 지난 4월 전월세보증금 담보대출 상품을 출시했다. 회사는 세입자로부터 전월세보증금 채권을 양도받고 이를 담보로 대출을 내준다. 전월세로 거주하는 금융소비자들이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의 대출을 이용하는 경향이 있기에 세입자들의 가계 부채 경감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8퍼센트 측은 설명했다.
지난해 9월 신한카드와 협업해 개인사업자 전용 대출 상품을 출시한 바 있는 데일리펀딩은 최근 관련 검증 프로세스를 간소화했다. 기존 공인인증서로 사업자등록증명을 해야 했던 것을 국세청 홈택스 간편 인증으로 대체하고 신청 절차를 줄인 것이다. 사업 운영 자금이 필요한 소상공인은 700만원 고정 한도로, 5~12개월 사이 원하는 기간만큼 대출을 이용할 수 있다.
신상품 출시 등에 힘입어 앞서 온투업계의 주력 상품이었던 부동산 관련 대출 비중은 1년 새 큰 폭으로 줄었다. 지난해 5월 부동산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담보대출은 전체 대출잔액의 69.8%에 달했지만 지난 5월엔 약 10%포인트 줄어든 60.5%를 기록했다. 대신 부동산을 제외한 담보대출 비중이 전년 동기 13.1%에서 지난달 말 기준 27.8%로 큰 폭으로 상승했다.
신용평가 모델 개발에 '제4인뱅'도…신사업 도전하는 온투업체
신사업에 뛰어드는 업체들도 있다. 피에프씨테크놀로지스는 신용평가모델 개발에 들어갔다. 국내외 금융기관을 대상으로 인공지능(AI) 신용평가‧리스크관리 솔루션을 제공하는 에어팩 상품 내놨고, 롯데카드·전북은행·SBI저축은행 등 금융사 8곳과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어니스트펀드는 인공지능 기술과 데이터 분석 연구 개발 노력을 반영해 회사명을 최근 '어니스트에이아이(HonestAI)'로 바꿨다. 어니스트펀드는 개인신용평가‧리스크관리 솔루션 렌딩인텔리전스를 개발한 상태다.
렌딧은 ‘제4 인터넷뱅크’ 설립에 출사표를 냈다. 렌딧과 핀테크 기업인 루닛·자비스앤빌런즈(삼쩜삼)·트래블월렛, 대형 손해보험사 현대해상 등이 공동으로 참여한 ‘U-Bank’(유뱅크·가칭) 컨소시엄이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을 추진 중이다. 최근 현대백화점과 교육기업 대교, 종합부동산개발 회사 MDM플러스가 이 컨소시엄에 새롭게 합류한 것으로 전해진다.
온투업계 관계자는 “최근 업황 악화로 온투업계가 새로운 먹거리를 찾고 있다”며 “수익성을 개선하고 고객들에게 이를 돌려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