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영훈 제주도지사는 18일 열린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4 그린수소 글로벌 포럼'에서 기자들과 만나 제주의 그린수소 사업과 활용 계획을 묻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그린수소는 풍력과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에서 나온 전력으로 물을 전기분해해 생산한 수소다. 수소의 생산과정에서 이산화탄소가 배출되지 않아 청정수소 생산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제주는 2035년까지 아시아 최초로 재생에너지와 그린수소 기반 에너지 대전환을 통한 탄소중립 사회 실현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제주는 2020년 산업통상자원부가 주관하는 '그린수소 생산 기술 개발 실증' 지방자치단체로 선정된 이후 그린수소 활용에 적극 나서고 있다. 그린수소 생산 실증에 성공한 지난해 8월에는 수소버스 운행도 시작했다. 2030년까지 공공 분야 수소 버스를 300대로 확대하고 올해 1대 운영 중이던 수소 청소차를 200대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여기에 수소트램을 제주에 도입해 교통난을 해소할 수 있는 대책으로 준비 중이다.
제주가 이처럼 그린수소 도입에 적극 나서는 이유는 재생에너지의 출력제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다. 오 지사는 "재생에너지의 간헐성 문제와 출력제어 문제를 해결하는 데 새로운 에너지 저장장치를 만들지 않으면 안 된다는 문제 인식에서 그린수소에 접근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아직까지 그린수소의 가격 경쟁력은 다른 에너지에 비해 낮다. 수소는 생산 방식에 따라 그린, 그레이, 브라운, 블루 등 4가지로 구분된다. 이 중 그린수소의 생산 단가는 가스나 석유, 석탄 등 화석연료로부터 생산되는 그레이수소·블루수소와 비교해 2~3배 높은 수준이다.
이에 오 지사는 "제주 그린수소 정책은 산업부와 함께 하는 사업으로 국정과제 목표에 따라 진행되고 있는 만큼 생산단가가 낮아지길 바란다"며 "제주도를 넘어 국가 차원에서 접근해 기술 수준이 높아지면 단가가 자연스레 내려가지 않겠느냐"고 전망했다.
김상협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 공동위원장도 "지금 한국에서 수소 생산 비용이 높은 건 사실"이라면서도 "생산 단가가 높다는 이유로 개발을 미뤄서는 안 된다"며 "그런 논리라면 경부고속도로, 반도체, 철강 사업도 이뤄질 수 없었다"고 짚었다.
이어 김 위원장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개최지 발표와 관련해 "탄소중립이 APEC 주요 의제로 선택되길 바란다"며 "제주가 APEC 정상회의를 유치하면 제주만의 탄소중립 선도 모델을 아시아태평양 정상들에게 소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인천, 경주와 함께 2025 APEC 정상회의 개최 후보도시로 선정된 제주는 서류심사, 현장 실사를 거쳐 최종 프레젠테이션까지 마쳤다. 개최지 최종 발표는 이달 중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