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전문은행 도입 이후 금융소비자의 만족도는 높아졌지만, 차별화된 신용평가체계 구축 등의 혁신성은 부족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에 제4인터넷은행 도입 시에는 차별화된 신용평가체계 구축 가능성과 대주주 자금조달 능력을 강조해야 한다는 필요성이 제기됐다.
이병윤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13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인터넷전문은행 도입 성과 평가 및 시사점' 세미나에서 이같이 밝혔다.
다만 기존 은행과 차별화되는 신용평가시스템을 구축한다는 계획이 출범 이후 5년간 지연됐다는 점은 아쉽다고 평가했다. 카카오뱅크가 지난 2022년 7개 기관의 데이터를 활용해 대안신용평가모형인 '카카오뱅크스코어'를 개발하며 대출 심사에 활용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다른 은행과의 차별성이 보이지 않았다는 진단이다.
은행업 경쟁 촉진 측면에서도 다소 부족한 부분이 있었다고 봤다. 인터넷은행이 은행 가계대출 시장에서 경쟁을 유도했다기보다 기준금리 인상이나 은행권 경쟁촉진 정책 등 다른 요인의 영향일 가능성이 클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 중소기업대출이나 개인사업자대출시장의 시장집중도는 증가하고 있는 추세라고 분석했다.
이에 제4인터넷은행 인가 과정에서는 △차별화된 신용평가체계 구현 가능성 △대주주 자금조달 역할 △건전성 관리 역량을 더 강조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 위원은 "제4인터넷은행 설립을 추진 중인 컨소시엄들은 상대적으로 신용 리스크가 크고, 기존 인터넷은행에서 취급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상공인, 중소기업 금융에 특화된 은행을 만들려고 한다"며 "사업계획의 타당성과 대주주 자금조달 능력을 인가의 필수적인 요인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진수 금융위원회 은행과장 역시 "제4인터넷은행 컨소시엄의 사업계획 실현가능성에 대해서는 엄정히 평가하겠다"며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하는 신용평가모형의 실현 가능성, 비대면 심사의 제약을 넘을 수 있는 정교한 모델 구축이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기존 인터넷은행 3사 역시 신용평가모델 구축이나 개인사업자 대출에 어려움을 가지고 있기에 신용평가 모델이 구축되기 위해선 시간이 어느 정도 필요할 것"이라며 "그 기간 동안 연체율 상승이나 자산증가에 발맞춰서 충분한 자본력을 갖출 수 있는지, 건전성 관리를 할 수 있는지가 제4인터넷은행 인가의 중요한 요소라고 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