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게임사 중 크래프톤‧넷마블‧더블유게임즈‧데브시스터즈의 주가가 연초보다 상승했다. 반면 엔씨소프트‧카카오게임즈‧네오위즈‧컴투스는 하락세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했다.
주가 반등에 성공한 업체들은 모두 해외 매출 비중이 60%를 넘고, MMORPG 비중은 30% 미만이란 공통된 특성을 보였다. 이 중 상승세가 가장 뚜렷했던 크래프톤의 경우, 대표작인 슈팅(FPS) 장르의 '펍지: 배틀그라운드'를 앞세워 전체 매출 중 95% 정도를 해외에서 벌어들이고 있다.
정의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러한 결과는) 글로벌 게임 시장에서 경쟁력이 있고, 다양한 장르에서 성과를 내길 기대받는 기업이 현재 시장에서 주목받는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넷마블의 '세븐나이츠 키우기' 역시 20~30명 수준의 개발 인력을 투입해 월간 매출 최대 4위를 기록하는 성과를 냈다. 크래프톤의 '킬 더 크로우즈'는 개발 인원이 단 3명이었지만, 게임 유통 플랫폼인 스팀에서 '매우 긍정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이러한 흐름은 확연하다. 포켓페어의 '팰월드'는 40명의 개발 인력을 투입해 앞서 해보기로 1500만장을 판매했다. 1인 개발사인 매너 로드는 '슬라브 매직'을 개발해 200만장 이상 판매하는 성과를 올렸다.
반면, 대형 프로젝트에 대한 부담은 갈수록 가중되는 분위기다. 레그 스튜디오는 '창세기전:회색의 잔영'을 당초 시리즈로 육성할 계획이었으나, 판매 부진으로 인해 결국 개발사가 해체되는 수순을 밟았다. 엔씨소프트의 '쓰론 앤 리버티(TL)' 역시 수년간 1000억원의 개발비가 투입됐지만, 성과가 저조해 실적 부진으로 이어졌다. 해외에서는 1000억원의 개발비를 투입한 '포스포큰'이 흥행에 실패한 뒤 개발사인 루미너스프로덕션이 폐쇄됐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대형 프로젝트는 치솟은 인건비로 인해 실패 시 리스크가 크고, 개발 기간이 지나치게 길어 재무 부담도 상당하다"며 "캐주얼 게임이 새로운 대세로 떠오른 만큼, 당분간 소규모 프로젝트를 활용한 장르 다변화 시도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