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현지시간) 종료된 유럽의회 선거에서 극우 정당의 약진이 예상된다.
유럽의회가 각국 출구조사 및 선거 전 여론조사를 바탕으로 집계한 잠정 예측 결과에 따르면 현재 제1당 격인 중도우파 성향의 유럽국민당(EPP)은 전체 720석 중 186석(25.83%)을 얻으며 유럽의회 내 제1당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됐다.
제2당인 중도좌파 사회민주진보동맹(S&D)은 133석(18.47%)을 차지해, 의석 비중이 현 의회(19.7%)보다 소폭 줄어들 전망이다. 제3당인 중도 자유당그룹(Renew Europe)은 현재 102석(14.5%)에서 크게 줄어든 82석(11.39%)에 그칠 것으로 점쳐졌다.
친환경 기후정책 추진에 앞장섰던 녹색당-유럽자유동맹(Greens/EFA)은 현재 71석(10.1%)에서 크게 줄어든 53석(7.36%)에 그칠 것으로 예상됐다.
반면 강경우파는 약진할 것으로 나타났다. 강경우파 성향 정치그룹인 유럽보수와개혁(ECR)은 현재 69석(9.8%)에서 70석(9.7%)으로, 극우 정치그룹 '정체성과 민주주의(ID)'는 49석(7.0%)에서 60석(8.3%)으로 의석이 늘어날 것으로 예측됐다.
기존 정치그룹에 속해 있지 않은 '무소속' 극우·민족주의 성향 정당의 약진도 눈에 띈다. 독일대안당(AfD)은 독일 유럽의회 선거 출구조사 결과 2위를 차지, 유럽의회에서 적어도 16석을 확보할 것으로 예측됐다.
과거 EPP였다가 현재는 탈퇴한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의 피데스(Fidesz)당도 유럽의회에서 9석을 확보할 전망이다.
한편,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의회를 해산하고 오는 30일 조기 총선을 치르겠다고 발표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유럽의회 선거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된 직후 대국민 연설에서 "나는 투표를 통해 여러분에게 우리 의회의 미래에 대한 선택권을 돌려드리기로 결정했다"며 "오늘 저녁 국회를 해산한다"고 발표했다.
유럽의회가 발표한 1차 국가별 선거 예측 결과에 따르면 극우 정치인 마린 르펜이 이끄는 국민연합(RN)이 약 32%의 득표율을 기록할 전망이다. 출구조사가 맞다면 RN은 유럽의회 선거 사상 프랑스 단일 정당으로는 첫 30% 이상 득표율을 기록하게 된다. 2위로 예측된 르네상스당의 예상 득표율은 15.2%에 그쳤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선거 결과에 대해 "지난 몇 년 동안 유럽의 진보에 반대해 온 극우 정당들이 대륙 전역에서 진전을 보인다"며 "국수주의자와 선동가의 부상은 프랑스뿐 아니라, 유럽, 그리고 유럽과 세계 내 프랑스의 입지에 대한 위험"이라고 밝혔다.
독일 상황도 비슷하다. 독일 출구조사에서 보수 성향 기독민주당(CDU)·기독사회당(CSU) 연합이 29.5%의 득표율로 1위, 극우 독일대안당(AfD)로 16.5%의 득표율을 확보할 전망이다. 올라프 숄츠 총리의 친정인 사회민주당(SPD)은 AfD에 밀려 3위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