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이 이차전지 업종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있다. 실적 악화에 지난해 말부터 주가 부진을 겪었지만 최근 주가도 기지개를 켜고 있다. '에코프로 형제'를 주로 사들이면서 하반기 실적 개선을 기대하는 모습이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에코프로는 최근 6거래일간 코스피·코스닥 외국인 투자자 순매수 3위에 올랐다. 이 기간 순매수 규모는 972억원이다. 외국인이 575억원어치를 사들이면서 에코프로비엠도 순매수 8위를 기록했다. 최근 엔켐, 엘앤에프도 각각 626억원, 286억원 규모를 사들였다.
전기차 시장 수요가 부진해 주요 제품 출하량이 줄어들고 판매 단가까지 하락하면서 실적이 나빠졌다. 에코프로비엠은 1분기 영업이익이 67억원으로 증권사 평균 추정치(컨센서스)인 97억원 적자를 상회했다. 재고자산 평가 충당금 환입으로 영향으로 흑자를 기록했지만 이를 제외한 실적은 영업적자 389억원이다.
배터리 양극재 생산업체 엘앤에프는 1분기 컨세서스 1338억원 영업적자를 크게 밑도는 2039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개인투자자 관심이 가장 컸던 이차전지 관련 이들 종목은 실적이 악화하면서 주가도 부진했다.
최근에는 외국인 순매수에 힘입어 주가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5거래일 만에 에코프로 주가 상승률은 19.05%를 기록했다. 에코프로비엠도 18.40% 올랐고 엘앤에프는 9% 넘게 상승했다.
올해 하반기 실적 추정치를 하향 조정하는 움직임이 줄어들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이차전지 업종이 지난해 말부터 디레이팅을 겪었고 실적 눈높이가 하향 안정화됐기 때문이다.
이용욱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여전히 하반기 실적 눈높이가 높다는 우려가 존재하지만 출하량(Q) 반등 속도에 따라 추가적인 실적 추정치 하향 조정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3분기부터 전기차, 배터리 판매량과 수익성이 반등한다는 점에는 이견이 없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