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소프트뱅크가 전자업체 샤프가 보유 중인 LCD(액정 디스플레이) 공장 부지 매입을 위한 독점 교섭권을 획득하고 이곳에 인공지능(AI) 사업용 데이터센터 구축을 위해 협의 중이라고 7일 발표했다. 이에 올해 1월부터 샤프와 데이터센터 구축을 위한 협의를 진행해 온 소프트뱅크는 이번에 법적 구속력을 가진 독점교섭을 포함한 기본합의서를 체결하게 됐다.
8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이와 관련해 소프트뱅크가 고성능 반도체를 탑재한 사업 기반을 마련해 AI를 개발·운용하는 다른 기업들도 이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등 대형 거점화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데이터센터는 2025년에 가동 시작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소프트뱅크가 단독으로 운영하게 된다.
구체적으로는 미국 엔비디아에서 최첨단 그래픽처리장치(GPU)를 구입해 AI 개발에 필요한 사업 기반을 정비한다는 방침이다. 최근 들어서고 있는 데이터센터는 규모를 나타내는 전력용량이 수십 메가와트(MW) 정도가 일반적인데, 소프트뱅크는 150메가와트의 규모로 가동을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향후 가동 규모를 400메가와트까지 끌어올려 일본 최대급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소프트뱅크는 2025년까지 AI 사업 기반 구축에 총 1700억엔(약 1조5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며, 이를 위해 일본 각지에서 순차적으로 데이터센터 정비를 추진 중이다. 사카이시 공장은 일본 간사이 지역 최대 규모 거점이 될 전망이다.
앞서 샤프는 지난 3일 일본의 이동통신 서비스 업체인 KDDI 등과 손잡고 LCD TV 패널 생산 공장 부지를 활용한 데이터센터 운영 계획을 밝혔다. 샤프는 LCD 패널 생산 공장 부지 내 다른 곳을 KDDI에 공동 사업 부지로 제안했다.
샤프는 중국 및 한국과의 패널 가격 경쟁에 밀려 공장 가동률이 안정적이지 못한 상황이 이어져 최근 2년간 월간 가동률은 10%에도 미치지 못할 정도였다. 이에 일본 내 유일한 LCD TV 패널 생산거점인 사카이시 LCD 패널 공장을 오는 9월께 가동 중단하기로 했다.
반면 AI 관련 사업은 급속도로 팽창하고 있다. 독일 시장조사업체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일본의 AI시장 규모는 2030년에 130억 달러(약 17조95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2023년보다 17배 커지는 것으로, 미국과 중국 등에 이어 세계 5번째 시장으로 커질 것이라는 예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