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은 2일 지난해 말 기준 총차입금이 2조1618억원 이상이고, 은행권 신용공여 잔액이 1조3322억원 이상인 36개 계열기업군을 올해 주채무계열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주채무계열은 국내 경제에 큰 비중을 차지하면서 빚이 많아 재무구조를 평가받아야 하는 대기업 그룹들을 말한다. 금감원은 매년 일정 빚 이상의 계열기업군을 주채무계열로 선정하며, 이들은 자체적으로 강도 높은 재무구조 개선 방안(자구계획)을 마련해 이행해야 한다.
은행업 감독규정은 총차입금이 전전년도 명목 국내총생산의 0.1% 이상이고 전년말 은행권 신용공여잔액이 전전년말 전체 은행권 기업 신용공여잔액 대비 0.075% 이상인 계열기업군을 주채무계열로 정하도록 하고 있다. 차입금 규모를 기준으로 정하다 보니 재벌 그룹은 대부분 명단에 포함된다.
올해에는 △쿠팡 △호반건설 △에코프로 △셀트리온 등 4개 계열이 포함됐고 △현대백화점 △넷마블 △DN △세아 △태영 △대우조선해양 등 6개 계열이 제외됐다. 금감원은 "신규 투자 확대 등에 따라 차입이 늘어나거나 계열사 합병을 통해 자금을 조달한 곳을 주채무계열에 새롭게 편입했다"면서 "반대로 영업 흑자 등으로 차입금을 상환하거나 총차입금 선정기준 미달, 채권금융기관 공동관리를 개시한 태영 등은 올해 빠졌다"고 설명했다.
주채무계열의 총차입금은 641조6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31조9000억원(5.2%)이 불어났다. 현대차·SK·롯데·삼성·LG 등 상위 5대 계열의 신용공여액과 총차입금은 각각 164조1000억원과 369조6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5조4000억원(3.4%), 30조1000억원(8.9%) 늘어났다.
주채권은행들은 영업 부진으로 인한 실적 악화 추세나 향후 자금유출 전망을 대비한 자금조달 여력 등 재무제표에 반영되지 않은 잠재 리스크를 충분히 반영해 재무구조를 평가하겠다는 계획이다. 주채권은행은 약정 체결 계열의 자구 계획 이행상황을 정기적으로 점검하는 등 대기업 그룹의 신용위험을 체계적으로 관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