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량진과 용산 사이 한강을 건너기 위해 배를 연결해 만든 배다리를 만드는 과정을 보시겠습니다.”
첨단기술이 230여 년 전 정조의 화성 행차를 생생하게 눈앞에 재현했다. 좌우 양쪽에서 물살을 해치고 다가온 배들이 정교한 다리를 만드는 과정은 흥미로웠다.
국가유산청 국립고궁박물관(관장 정용재)과 한국전통문화대학교(총장 강경환)는 오는 6월 16일까지 서울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 1층 기획전시실에서 대표적 왕실회화인 ‘화성원행도(華城園幸圖)’에 최신 가상융합 기술을 활용해 재현한 체험형 디지털 전시 ‘실감 화성-디지털로 체험하는 8일간의 왕실 행차’를 개최한다.
지난 21일 개막한 이번 전시에서는 지금까지 평면으로만 감상했던 궁중 기록화 ‘화성원행도’에 가상융합기술을 접목해 230여 년 전, 정조대왕의 화성 행차를 마치 눈앞에서 보는 것처럼 생생하게 체험해 볼 수 있다.
특히, 유정민 한국전통문화대학교 디지털헤리티지학과 교수가 참여해 ‘화성원행도’의 행사 장면에 포함된 건축, 복식, 기물(물품), 궁중공연, 의례 절차 등을 상세히 고증하고, 이를 가상융합 기술을 활용하여 입체감 있는 3차원(3D) 원천데이터와 디지털 콘텐츠로 제작했다.
전시는 총 4종의 콘텐츠와 2편의 미디어 영상으로 구성돼 있다. 먼저, 혜경궁의 환갑잔치와 정조가 지휘하는 서장대 야간 군사훈련은 증강현실(AR)로 구현됐다. 관람객은 태블릿 컴퓨터를 활용해 전시된 모형이나 그림 위에서 궁중 공연과 훈련과정을 3차원 만화(3D 애니메이션)로 체험할 수 있다.
신하들과의 활쏘기 행사와 백성들과 함께한 야간 불꽃놀이는 가상현실(VR)로, 배로 다리를 만들어 한강을 건너는 행렬의 모습은 증강현실(AR)과 가상현실(VR)이 통합된 확장현실(XR)로 구현되어 각각 전용 기기 등을 활용해 감상할 수 있다.
특히 ‘배다리로 한강을 건너는 행렬’은 배를 연결해 다리를 만드는 제작 과정을 실감나게 표현했다. 행차 행렬 곳곳을 선택해, 자세히 볼 수 있는 콘텐츠도 관객에게 큰 즐거움을 선사한다. 정밀한 수원화성 모형과 디지털 콘텐츠가 어우러져, 수원화성에 대한 이해를 돕는다. 관람객은 테블릿 PC 등을 이용해 원하는 콘텐츠를 선택할 수 있다.
한강을 건너기 전 수원 화성행궁에서 출발하는 환궁 행렬의 모습을 담은 미디어 영상과 정조의 복식을 고해상도의 3차원 콘텐츠로 재현한 총 2편이 미디어 영상으로 준비되어 있다.
국가유산청 국립고궁박물관과 한국전통문화대학교 관계자는 “이번 전시를 통해 관람객들이 첨단기술과 국가유산이 결합한 다양한 체험 활동을 하며 우리 국가유산에 한 걸음 더 가까워지는 기회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