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저작권관리단체연맹(CISAC)은 전 세계 116개국, 225개 저작권 단체로 구성된 세계 최대 규모의 저작권 관련 비정부 기구다. 2004년 이후 20년 만에 다시 한국에서 열린 총회에서는 인공지능(AI)과 창작자 보상에 관한 다양한 논의가 이뤄졌다.
SM엔터테인먼트 설립자인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는 지난해 SM 인수전 이후 9개월 만에 국내 공식 행사에 등장해 주목을 받았다.
이수만 전 총괄은 30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국제저작권관리단체연맹(CISAC) 세계 총회에서 한 특별 기조 연설에서 “명확한 저작권 법규가 제정돼야 하고 저작권 침해 방지 기술의 개발과 세계 기준화가 이뤄져야 한다”며 “AI 챗봇과 아바타·로봇 등에게 일종의 ‘주민등록증’, 즉 ID가 발급돼 ‘실명제’화가 돼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지난해 8월 ‘2023 동아시아미래포럼’ 이후 약 9개월 만에 공개 행사에 나선 이 전 총괄은 A2O엔터테인먼트라는 상표를 출원하고 ‘송캠프’를 준비하는 등 최근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총회에는 한국 단체인 음악저작권협회, 함께하는음악저작인협회, 한국문학예술저작권협회, 한국영화감독조합, 한국미술저작권관리협회 등이 참석했다.
배우 겸 감독인 유지태는 “케이팝 작곡가는 저작권료를 받으며 다음 창작을 이어갈 수 있지만, 영상 콘텐츠 작가는 정당한 보상을 받을 수 있는 장치가 전혀 없다”라며 “작가는 각본료, 감독은 연출료가 유일한 수입원이다. 저작권자를 제작자로 한 저작권법이 40년간 변하지 않고, 1980년도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다. 저작권법이 한 걸음을 내디딜 수 있도록 연대가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이번 총회에 앞서 국제저작권관리단체연맹 마르셀로 카스텔로 브랑코 이사회 회장과 가디 오론 사무총장을 만나 국제저작권관리단체연맹 회원인 한국의 5개 단체를 소개하며 국제저작권관리단체연맹의 관심과 협력을 당부했다.
또한, 음악 분야 외에 영상과 시청각, 시각예술, 안무, 어문 등 분야에서도 창작자 권익보호를 강화하기 위한 정책적 노력을 지속하고 있음을 언급했다.
유 장관은 축사를 통해 “디지털 시대의 도래로 국경을 넘어 다양한 형태로 저작물이 오가면서 세계 저작권 단체 간의 협력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라며, “세계적인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의 확산, 인공지능 발전과 같은 새로운 환경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새로운 저작권 규범을 모색해야 한다. 대한민국 정부도 창작자가 투명하고 정당하게 보상받을 수 있도록 법과 제도를 정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