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림 칸 국제형사재판소(ICC) 검사장은 20일(현지시간) 이스라엘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와 요아브 갈란트 국방장관, 하마스 야히야 신와르 최고지도자와 무함마드 데이프·이스마일 하니예에 대해 체포영장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지난해 10월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 기자회견을 하는 네타냐후 총리. [사진=연합뉴스]
이스라엘 대외정보기관 모사드 수장이 팔레스타인 내 이스라엘 전쟁범죄 의혹을 조사하는 국제형사재판소(ICC) 검사장을 협박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영국 가디언은 28일(현지시간) 2016년부터 2021년까지 모사드를 이끌었던 요시 코헨 전 국장(59)이 파투 벤수다 당시 ICC 검사장을 상대로 압력을 가한 정황이 파악됐다고 보도했다.
벤수다 전 검사장은 2015년 가자지구와 요르단강 서안, 동예루살렘에서 자행된 전쟁범죄와 반인도 범죄 혐의에 대한 예비조사에 착수한다는 결정을 내렸다. 이스라엘은 이러한 움직임에 크게 반발했다.
코헨 전 국장은 2017년 뮌헨안보회의에서 처음으로 벤수다 전 검사장과 접촉한 데 이어 2018년에는 미국 뉴욕의 한 호텔에서 벤수다 전 검사장 앞에 등장했다. 당시 조제프 카빌라 당시 콩고민주공화국 대통령과 회의하던 벤수다 전 검사장을 남기고 ICC 관계자 모두를 내보내더니 모사드 국장인 코헨이 불쑥 방에 들어왔다는 것이다.
벤수다 전 검사장이 ICC 고위 당국자들과 공유한 당시 상황을 전한 한 소식통은 코헨이 벤수다에게 "당신은 우리를 도와야 하고 우리가 당신을 책임지도록 해야 한다. 당신은 스스로와 가족의 안전을 위태롭게 할 수 있는 상황에 놓이길 원치 않을 것이다"라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또 가디언의 보도에 따르면 벤수다의 남편을 몰래 찍은 사진을 보여주는가 하면 남편이 한 문제성 발언을 녹취해 외교가에 유포함으로써 벤수다 전 검사장의 신인도를 깎아내리려는 시도도 있었던 것으로 취재됐다. 이스라엘 측은 이 같은 보도를 전면 부인했다.
한편 ICC는 2021년 요르단강 서안을 비롯한 팔레스타인 영토에 ICC의 사법 관할권이 미친다고 판결했다. 벤수다는 이후 팔레스타인 영토 내에서 이뤄진 전쟁범죄에 대한 수사를 공식 개시한다고 발표하고 3개월 뒤 임기 만료로 자리에서 물러났다. 카림 칸 현 ICC 검사장은 이달 20일 네타냐후 총리와 하마스 지도부 등을 상대로 전쟁범죄 등 혐의로 체포영장을 청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