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27일 차기 당대표를 선출하는 전당대회 선거관리위원장에 5선 서병수 의원을 임명했다. 4·10 총선 참패 이후 당내 갈등을 빚었던 현행 '100% 당원 투표' 전당대회 경선 방식(룰) 개정에 대한 논의도 가속화될 조짐이다. 서 의원이 전대를 준비할 실무진 구성을 최대한 빠르게 완료할 경우 '7월 전당대회' 개최 가능성까지 거론된다.
곽규택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서 의원 임명안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4·10 총선에서는 당의 험지 출마 요청에 따라 지역구를 바꿔 '낙동강 벨트' 부산 북·강서갑에 출마했다가 낙선했다. 한동훈 전 위원장의 전당대회 출마 여부를 두고 계파 간 갈등이 심화할 수 있는 상황에서 당에 충성심이 깊고 비교적 계파색이 옅은 인물로 분류되는 서 의원을 당 지도부가 낙점했다는 분석이다.
황우여 비상대책위원장은 비상대책위원회에서 "전당대회를 빨리 마쳐야 하기 때문에 지체 없이 진행하겠다"며 "서 의원은 다년간 의정활동뿐만 아니라 부산시장도 역임해 많은 경험을 가졌다"며 인선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제가 당대표로 대선을 치를 때 서 의원께서 사무총장을 역임했는데, 그분의 솜씨와 사심 없는 당무 집행에 늘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갖고 있다"며 "어렵사리 청을 드렸더니 흔쾌히 승낙해 주신 것에 대해 다시 한번 존경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황 위원장이 2012년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대표였을 당시 서 의원이 사무총장을 맡는 등 인연이 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이번 전당대회는 저희 당이 새로 태어나는 것, 창당 이상의 개혁과 쇄신을 도모하고 있기 때문에 선관위원장께서 잘 이끌어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이번 인선에 대해 "서병수 선관위원장 임명은 무난하다"며 "영남 의원이지만 영남의 한계를 알고 '친윤(친윤석열)계'가 아닌 점이 괜찮다"고 평가했다.
서 의원은 이르면 이달 말 선관위 구성을 마치고 전당대회 개최 시기 등을 본격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곽 수석대변인은 향후 전당대회 일정을 묻는 질문에 "규정상 선관위 논의를 거쳐서 전당대회 일정을 정하도록 돼 있다"며 "선관위 구성을 먼저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