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로트 가수 김호중의 뺑소니 사건 여파가 점점 커진다. 김호중과 소속사, 그리고 소속사 대표의 입장이 계속해서 엇갈리며, 진실은 더욱 미궁 속으로 빠지고 있다.
김호중은 지난 9일 오후 11시 40분께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서 진로를 변경하던 중 마주 오던 택시와 접촉 사고를 낸 뒤 도주한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은 사실이 14일 알려졌다.
경찰에 허위 자수한 매니저...김호중 수사 초기 운전 '발뺌'
사고 발생 이후 김호중의 매니저가 허위 자수를 해 경찰 조사에 혼선을 겪었다.
김호중 소속사 생각엔터테인먼트는 지난 14일 "김호중의 사고가 발생하자, 매니저와 통화를 했고, 상황을 알게 된 매니저가 본인이 처리하겠다며 경찰서로 찾아가 본인이 운전했다고 자수를 했다"고 입장을 밝혔다.
해당 문구를 살펴보면, 김호중의 매니저가 아티스트에 대한 의리를 지키기 위해 그의 범죄를 뒤집어쓴 것처럼 들린다.
하지만 이는 16일 이광득 생각엔터테인먼트 대표의 입장에서 뒤집힌다. 이 대표는 "자수한 것으로 알려진 매니저에게 제가 김호중의 옷을 꼭 뺏어서 바꿔 입고 대신 일 처리를 해달라고 부탁했다"고 설명했다.
이뿐만 아니라 사건 초기 김호중은 경찰에게 운전 사실을 발뺌하다가, 추궁 끝에 운전했다고 인정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호중이 경찰 조사에서 매니저에게 죄를 뒤집어 씌우고, 본인은 빠져나가려 한 것 아니냐는 합리적 의심이 드는 지점이다.
음주운전은 아니라지만...유흥주점 출입·17시간 잠적에 '글쎄'
해당 사고가 알려지자 김호중이 음주운전을 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김호중이 사고를 냈을 당시, 택시 차주에게 사과를 하고 보상을 약속했다면 '김호중 교통사고 냈지만 피해자와 원만한 합의'로 끝날 수 있는 사안이었다.
그러나 김호중은 도주를 선택하며 '뺑소니' 혐의가 추가됐다. 이후 누리꾼들은 그의 음주운전을 의심했다. 음주운전을 했기에 도주를 선택한 것 아니냐는 것이다.
이에 대해 김호중 측은 극구 부인했다. 14일 생각엔터테인먼트는 "김호중은 직접 경찰서로 가 조사 및 음주 측정을 받았다. 검사 결과 음주는 나오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문제는 김호중이 사고를 낸 뒤 잠적했다가 17시간 만에 음주 측정을 했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경찰의 음주 측정 결과를 신뢰할 수 없다는 의견이 지배적인 상황이다.
아울러 16일 이 대표는 "지난 9일 김호중이 친척이자 소속사 대표인 저와 함께 술자리 중이던 일행들에게 인사차 유흥 주점을 방문했지만, 고양 콘서트를 앞두고 있어, 음주는 절대 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MBN 보도를 참고하면, 김호중은 경찰 조사에서 "술잔에 입은 갖다 댔지만 마시진 않았다"고 진술했다. 이와 관련해 소속사와 이 대표는 김호중의 도주 이유에 대해 "공황 때문"이라고 입을 맞추고 있다.
"원래부터 없었다"던 메모리카드...매니저가 '파손'
이러한 의혹들은 블랙박스 내 메모리카드가 있다면 모두 다 해결될 사안들이다. 메모리카드에 담긴 음성 등을 통해 사고 현장 상황을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김호중은 경찰 조사에서 "원래부터 블랙박스에 메모리카드가 없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반대로 이 대표는 "현장에 먼저 도착한 한 명의 매니저가 본인의 판단으로 메모리카드를 제거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소속사 측도 "메모리카드는 매니저가 파손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입장을 전했다.
메모리카드는 김호중 사건의 실마리를 풀어줄 핵심 증거다. 경찰도 14일 메모리카드를 확보하기 위해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했다. 만약 김호중 매니저가 메모리카드를 파손했다면, '증거인멸' 정황이 명확해진다.
결국 단순한 교통사고 처리로 끝날 사안이 김호중과 소속사의 판단 미스로 '음주 운전', '허위 자수 및 증거 인멸을 통한 조직적 사건 은폐' 의혹 등으로 커지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