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데이터센터 서버의 인공지능(AI) 소프트웨어 구동용 칩을 개발 중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6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AI 경쟁에서 뒤처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애플이 이를 통해 반전의 계기를 만들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WSJ가 관계자들을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애플은 지난 수년간 'ACDC(Apple Chips in Data Center, 데이터센터 내 애플 칩)'이라는 내부 코드네임하에 데이터센터 구동용 AI칩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해 온 것으로 나타났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애플이 개발 중인 칩은 엔비디아가 장악하고 있는 AI 모델 훈련용 칩이 아닌 AI 모델 구동(추론)에 특화된 것으로, 칩 설계 및 생산과 관련해 세계 최대 반도체 파운드리(수탁 생산)업체인 대만 TSMC와 긴밀히 작업을 진행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은 지난 10여년간 아이폰, 아이패드, 애플워치 및 맥 등 자체 제품용 칩 설계에 있어 탁월한 역량을 보여온 만큼, 그러한 역량을 데이터센터용 AI칩 설계에까지 확대하려는 모습이라고 WSJ는 보도했다.
2022년 말 오픈AI의 챗GPT 발표 이후 생성형 AI 열풍이 전 세계를 덮친 가운데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등 빅테크들은 너나 할 것 없이 AI 중심으로 사업 재편에 나섰다. 반면 애플은 AI와 관련해 분명한 사업 전망을 제시하지 못하면서 AI 경쟁에서 뒤처졌다는 평가를 받았고, 그 결과 '세계 시가총액 1위 기업' 타이틀도 마이크로소프트에 넘겨주고 말았다.
이를 의식한 듯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지난주 실적 발표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애플이 곧 중대한 AI 관련 발표를 할 것이라며 우려 불식에 나섰다. 그는 "우리는 AI가 가진 변혁적 힘과 가능성을 믿는다"며 "우리는 이 새로운 시대에 있어 애플의 독창적인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및 서비스의 일체적 통합을 포함해 우리를 차별화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실제 애플이 7일 공개할 예정인 아이패드 프로 신제품에는 AI 기능에 최적화된 M4칩이 탑재된 것으로 알려져, 애플이 본격적으로 AI 경쟁에 뛰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높아지고 있다.
현재 구글, 오픈AI 등 대다수 빅테크 기업들은 엔비디아에 대한 영향력을 줄이기 위해 자체 AI서버 칩 개발 노력을 진행하고 있다. 따라서 애플이 진행 중인 데이터센터용 AI칩 개발이 성공적으로 진행될 경우, 다른 빅테크 기업들을 상대로 상당한 강점을 보유할 수 있다고 WSJ는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