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국회의장 출마선언도 안했는데 2등...흐름 보고 있다"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이 26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 관련 속행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전남 해남·완도·진도 당선자)이 차기 국회의장은 "싸우면서 협상하고, 협상하면서 싸우는 사람이 돼야 한다"며 "(차기 국회의장 출마에 대해선) 흐름을 보고 있다 정도 얘기하겠다"고 여운을 남겼다. 

박 전 원장은 2일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이같이 말하며 "영수회담을 했는데 (오히려) 교착으로 빠졌다"며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사이에서 정치력을 발휘할 수 있는 의장이 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회의장은 추진력, 협상력, 정치력, 투쟁력 4박자를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박 전 원장은 국회의장 출마를 두고 "아직 그런 생각은 해본 적이 없다"면서도 "(출마 여부는) 최종적으로 우리 민주당 의원 당선인과 현역의원들이 결정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고 여지를 남겼다. 

또 박 전 원장은 "여론조사를 보니까, 저는 (의장 출마에 대해서) 얘기하지 않았는데 추미애 의원이 당내에서 1등하고 제가 2등을 했다"며 "그 흐름도 재미있고, 참고할 만하다고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 전 원장은 예고된 윤 대통령 취임 2주년 기자회견을 두고 "대국민 사과를 해야 한다"며 "과거 2년의 실정에 대해 반성을 하고 미래지향적으로 가야 한다"고 충고했다. 그는 "총선 민심에 굴복해서 영수회담을 윤 대통령 스스로 제안했다"며 "그러한 마음으로 돌아가서 이 대표와 협치의 수준을 넘어서 공치를 해라"고 촉구했다.  

한편 박 전 원장은 전날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에서 김진표 국회의장과 박병석 전 국회의장, 윤 대통령에게 욕설을 한 것을 두고 "제가 부적절한 용어를 사용한 건 잘못했기 때문에 다시 한번 사과합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