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김밥 전문 프랜차이즈들이 줄줄이 가격 인상을 단행하고 있다. 김밥 주재료인 김 가격이 치솟아 부득이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다는 논리다. 다만 김밥 원가에서 김이 차지하는 비중은 2~3%에 불과해 궁색한 변명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김밥 프랜차이즈 바르다김선생은 지난 9일부터 메뉴 가격을 100∼500원 인상했다. 대표 메뉴인 바른김밥은 4300원에서 4500원으로 200원(4.65%), 참치김밥과 불고기김밥은 각각 500원(8.62%)과 200원(3.17%) 올랐다.
다른 프랜차이즈 김가네김밥 역시 가격을 500~1000원 인상해 대표 메뉴인 김가네김밥 가격이 3900원에서 4500원으로 뛰었다. 참치김밥도 4900원에서 5500원으로 600원(12.24%) 올랐고 와사비 크래미 김밥 역시 5300원에서 6000원으로 700원(13.2%) 인상됐다. 마녀김밥도 지난달 김밥 등 메뉴 가격을 300~400원씩 인상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KAMIS)를 살펴보면 26일 기준 마른김 한 속(100장)당 중도매인 판매가격은 평균 1만440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6627원 대비 57.54% 오른 것이다. 소매 가격도 10장당 1304원으로 전년 대비 28.98% 뛰었다.
하지만 수산물 가격 관리 임무를 맡은 해양수산부는 김 가격 인상을 김밥 가격을 끌어올린 주범으로 보는 데 동의하지 않는다. 해수부 관계자는 "김밥에는 김 외에 들어가는 식재료가 많다"며 "김밥용 김 1장 소비자 가격은 100~200원 수준이다. 원가에서 김이 차지하는 비중은 2~3%에 불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가격이 오른 것은 많지만 쌀·시금치·계란 등 다른 재료비 상승 폭도 만만치 않다. 실제 무세척 당근 20㎏ 중도매인 판매가격은 지난 26일 기준 8만4820원으로 전년보다 53.7% 폭등했다.
지난달 시금치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25.8% 급등했고 깻잎과 오이도 각각 12.4%, 17.8% 올랐다. 계란도 최근 대형마트 할인행사 등으로 수요가 늘어나면서 5.7% 올랐고 쌀과 김은 7.7%, 6.6% 각각 뛰었다.
지난달 수산물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7%로 전체 물가 상승률(3.1%)을 하회했다. 농산물에 비하면 가격이 안정적인 편이다. 그럼에도 해수부는 수산물 가격과 외식 물가가 밀접한 관련이 있다며 김 가격 안정에 나섰다. 정부는 오는 7월부터 축구장 3800개 규모에 달하는 김 양식장을 신규 개발하고 마트·온라인몰에서는 '대한민국 수산대전'을 다음 달에도 진행하기로 했다.
해수부 관계자는 "보통 김이 생산되면 내수와 수출 비율이 '6대 4'였는데 지금은 역전돼 수출이 내수를 많이 앞선 상황"이라며 "수요에 대응해 김은 물론 수산물 물가 안정세가 조기에 안착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