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금융권에 대한 대손충당금 추가 적립 요구와 악화하는 건전성 비율에 자본 확충이 과제로 떠오르고 있지만 업체들의 자금 동원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2금융권이 집중해온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부실 우려에 외부 투자자를 찾기가 쉽지 않아서다. 2금융권 일각에선 한국은행에서 유동성을 공급받을 수 있는 7월 '한은 공개시장운영' 대상 선정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최근 10여 개 저축은행을 선별해 재무구조 관리 방안과 비상시 자금조달 계획 등이 담긴 자본 확충 방안을 마련하라고 이들 은행에 주문했다. 고금리 기조 속에 저축은행업권 실적이 크게 하락한 만큼 올해 상황이 더 악화될 것으로 판단해서다. 지난해 저축은행업권은 5559억원 순손실을 기록하며 9년 만에 적자 전환됐다. 조달비용 증가에 따른 이자수익 감소와 부동산 PF 관련 대손비용 증가 등 영향이다. 같은 기간 저축은행업권 연체율은 6.55%로 전년 말 대비 3.14%포인트 상승했고, 고정이하여신비율도 7.72%로 전년 말 대비 3.64%포인트 증가하는 등 건전성 지표도 악화된 상황이다.
2금융권 관계자는 "지방에 영업구역을 두고 있는 중소형 저축은행과 캐피털사 등 일부 영세 2금융권 업체들의 자본 확충 여건이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며 "일각에선 구조조정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해당 우려가 현실화하면 금융지주 계열이나 대형 2금융권 업체들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에 놓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각에선 정부 차원에서 구제안을 내놓을지 예의 주시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특히 저축은행 업계는 오는 7월에 있을 한은의 공개시장운영 입찰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공개시장운영은 한은이 금융회사가 보유한 국채나 통화안정증권을 매입해 유동성을 공급하는 프로그램이다. 앞서 한은은 지난 1월 새마을금고 뱅크런 사태 재발을 막기 위해 새마을금고, 저축은행 등 비은행예금 취급기관을 운영 대상 선정 범위에 포함시켰다. 저축은행권 관계자는 "구체적인 대상 업체 선정을 위한 입찰이 오는 7월로 예정돼 있는 것으로 안다"며 "얼마나 많은 개별 중소형사들이 포함될지 귀추가 주목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