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전기차 브랜드들이 유럽 거점 확보에 나서고 있다. 유럽연합(EU)이 중국산 전기차의 과잉 생산을 지적하며 견제 수위를 높이고 있는 가운데, 현지에 생산기지를 건설해 무역전쟁 리스크를 줄이겠다는 계획이다.
16일 중국 계면신문에 따르면 치루이(체리)자동차는 스페인 전기차 기업 EV모터스가 소유한 자동차 생산 공장을 인수하고, 스페인을 유럽 시장 거점으로 만들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 공장은 2021년까지 일본 닛산이 자동차를 생산하던 공장이다.
체리자동차의 주요 수출 목적지는 지난해만 해도 시장이 비교적 덜 성숙한 러시아와 중동 등이었다. 그러나 올해 들어서는 유럽 시장으로 보폭을 확대하고 있다. 체리자동차는 지난 2월 스페인에서 자사 저가 모델인 오모다와 재쿠를 출시했다.
중국 매체들에 따르면 체리자동차는 2026년까지 유럽 시장을 겨냥한 3개 브랜드를 새롭게 선보이고, 브랜드마다 3개의 전기차 모델을 내놓을 계획이다. 또한 이를 위해 마세라티와 알파로메오 등 유럽 럭셔리 브랜드와도 접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 거점 확보에 나선 것은 체리자동차 뿐만이 아니다. 둥펑자동차는 이탈리아에 연간 10만대 규모의 전기차 생산 공장 건설을 위해 이탈리아 정부와 협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둥펑자동차 관계자는 “이탈리아는 유럽 최대 자동차 시장 중 한 곳”이라면서 “현지 생산을 하게 되면 유럽 모든 국가에 (전기차를) 공급할 수 있다는 얘기”라고 말했다.
한편 EU는 작년 10월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반(反)보조금 조사에 착수했다. 중국에서 생산된 저가 전기차가 중국 당국의 보조금 혜택으로 불공정 경쟁을 벌이는지 여부를 조사하는 것으로, 결과에 따라 중국산 전기차에 대해 추가 관세를 부과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