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직 전공의들이 복귀 조건으로 의대 증원 백지화를 비롯해 군복무 기간 단축과 노동권 보장 등을 제시했다. 현재 전공의 집단이탈은 두 달째 이어지고 있다.
사직 전공의인 류옥하다씨는 16일 서울 종로구 센터포인트빌딩에서 '전공의 150인에 대한 서면·대면 인터뷰 정성조사 결과 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현재 전공의 수련을 마치거나 중도 포기하면 군의관으로 38개월 동안 군복무를 해야 한다. 전공의를 하지 않으면 육군 현역 기준 18개월만 복무하면 된다.
필수의료 과목 2년차 레지던트인 전공의는 "수련을 하며 기소당하고 배상까지 하게 된 선배와 교수님들을 많이 봤다"며 "선의의 의료행위에 대한 면책이 주어지지 않는다면 복귀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다른 필수의료 과목 전공의도 "환자의 사망을 포함해 불가항력적인 의료 사고에 대한 무분별한 소송을 막는다면 수련 현장으로 복귀하겠다"고 했다.
전공의 노동조합 결성과 파업 권한을 보장해야 한다는 요구도 나왔다.
수련을 포기한 이유로는 '정권마다 이번과 같은 일이 반복되고 의사가 악마화될 것 같아서', '정부와 환자가 사명감이나 희생을 강요해서', '수련 환경이 좋아질 것 같지 않아서', '필수의료 패키지가 통과되면 전문의 자격 취득이 의미 없을 것 같아서' 등이 꼽혔다.
앞서 류옥씨는 지난 2월 전공의 1만2774명과 의대생 1만8348명을 대상으로 △의대 증원 △전공의 수련 의사 등을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96%는 의대 정원을 '줄이거나 현행 유지해야 한다'고 답했다. 전공의 수련 의사에 관해선 34%가 '없다'고 했다.
류옥씨는 해당 결과를 인용해 "현재 34%가 전공의 수련을 포기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현장에서 느끼는 비율은 갈수록 늘어가고 있다"며 "지역의대·필수의료일수록 수련 희망자가 적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