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플러스] 김정은, 中 자오러지와 만나.. 북중관계 새장 써내려가나

2024-04-14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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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팬데믹 이후 북중 최고위급 만남

북중수교 75돌…북한과 교류 강화 나선 中

習방북 후 5년만에 김정은 방중 이뤄질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왼쪽이 북한을 방문한 중국 공산당 서열 3위 자오러지 전인대 상무위원장과 만나 포옹하고 있다  사진중국국영CCTV 뉴스 화면 갈무리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왼쪽)이 북한을 방문한 중국 공산당 서열 3위 자오러지 전인대 상무위원장과 만나 포옹하고 있다. [사진=중국국영(CC)TV 뉴스 화면 갈무리]

중국 공산당 서열 3위인 자오러지(趙樂際, 67)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국회 격) 상무위원장이 방북 셋째 날인 13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 겸 국무위원장을 만나 양국 간 전통적 우호 협력 관계를 잘 발전시켜 나갈 것을 약속하며 북·중 간 우호를 과시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북중 최고위급 만남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14일자 신문 1면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자오러지 중국 전인대 상무위원장의 회동 기사가 비중있게 실렸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14일 자 신문 1면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자오러지 중국 전인대 상무위원장의 회동 기사가 비중 있게 실렸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자오 위원장은 이날 김정은 위원장과 만난 자리에서 “중국은 전략적 차원과 장기적인 안목으로 중·조(중국과 북한)관계를 바라보고 있다”며 “중·조의 전통적 우호 협력 관계를 수호 및 공고히 하고 발전시키는 것이 우리의 확고한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새로운 정세 하에서 중국은 북한과 함께 중·조 관계의 더 큰 발전을 추진해 나갈 것”이라며 “앞으로 양국이 서로 강력히 지지하고 공동 이익을 수호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김정은 위원장도 자오 위원장 대표단의 방북은 "중·조 관계의 기반이 깊어서 절대로 깨뜨릴 수 없음을 보여준다"며 "양국의 우호는 깊은 역사와 전통을 가지고 있으며, 많은 부침을 겪었고 대대로 전해 내려왔다"고 강조했다. 이어 "양국 관계는 새 시대의 요구에 맞게 끊임없이 새롭고 높은 단계로 발전하고 있다"면서 "올해는 조·중 수교 75돌이 되는 해이자 '조중 우호의 해'로, 조·중 관계의 새로운 장을 써 내려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회동 기사는 이튿날인 14일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1면에 두 사람이 악수하는 사진과 함께 비중 있게 다뤄졌다. 특히 중국 국영 중앙(CC)TV는 13일 저녁 7시 메인뉴스인 ‘신원롄보’에 김정은 위원장이 환하게 웃으며 자오 위원장을 반갑게 맞이하는 영상을 내보냈다. CCTV 뉴스 화면 속 김 위원장은 자오 위원장과 두 손을 맞잡고 격하게 악수한 후, 두 팔을 크게 벌려 좌우 번갈아 가며 포옹을 세 번 했다.

자오 위원장은 북·중 수교 75주년 기념 우호의 해 개막 행사 등에 참석하기 위해 고위급 관료로 구성된 대표단을 이끌고 지난 11일 사흘간 일정으로 북한을 방문했다. 자오 위원장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북한을 찾은 최고위급 중국 측 인사다. 지난해 7월 북한 '전승절' 당시 방북한 리훙중 전인대 상무위원회 부위원장과, 같은 해 9월 북한 정권 수립 75주년 기념식에 참석했던 류궈중 국무원 부총리보다 서열이 높다.

2020년 국경을 폐쇄했던 북한은 지난해 8월부터 제한적으로 중국과 교류를 재개했다. 특히 북·중은 올해 수교 75주년을 맞아 분야별 협력 확대에 속도를 내면서 고위급 교류 인사의 격을 높이는 모습이다. 지난달에는 김성남 북한 국제부장이 베이징을 방문해 중국 권력 서열 4위인 왕후닝 정치국 상무위원 겸 전국정치협상회의(정협) 주석과 서열 5위인 차이치 상무위원 겸 중앙서기처 서기와 각각 회동했다.
 
북한과 교류 강화 나선 中···김정은 방중 이뤄질까

특히 신화통신 보도에는 없었지만, 이날 두 사람의 회동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올해 북·중 우호의 해를 기념하는 차원에서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習近平) 주석과 정상회담을 갖는 방안이 논의됐을 가능성도 흘러나온다. 앞서 시 주석이 양국 수교 70주년인 2019년 평양을 방문한 데 따른 답방 차원에서다.  

실제로 자오 위원장은 앞서 11일 최룡해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만난 자리에서 ‘북·중 우호의 해’ 행사를 기회로 삼아 양국이 고위층 왕래를 강화하고 전략적 협력을 강화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올 들어 중국이 부쩍 북한과 교류 강화에 나선 것은 중국 견제 전략의 일환으로 미·일 국방 안보 동맹이 한층 강화하는 데다가,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북한과 러시아가 밀착 행보를 보이는 것에 영향을 받은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북한으로서도 내달 개최로 조율 중인 한·중·일 3국 정상회의에서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이 주요 의제로 논의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중국과의 협력 필요성이 더 커졌다.

통일부 관계자는 "지난해 북·러 정상회담 등 양자 관계가 깊어지는 데 비해 (북한이) 중국과는 그동안 약간 거리두기를 해온 측면이 있었다"며 "북·중 친선의 해를 계기로 중국과 북한 관계가 좀 더 본격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은 북한과의 교류가 한반도 긴장 완화에 도움이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정지융 푸단대 한국연구센터 소장은 앞서 중국 관영매체 글로벌타임스를 통해 자오 위원장의 이번 방북이 “한반도 안보 상황에 확실성을 더하고 잠재적인 위기를 막을 것”이라고 말했다

진샹둥 샤먼대 국제관계학부 연구원은 중국 매체를 통해 "한국의 총선으로 여소야대 국면이 형성되면서 남북한 관계 개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자오러지의 방북이 이러한 시기와 맞물려 한반도 긴장 정세 완화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자오 위원장의 방북을 신호탄으로 북한과 중국이 분야별 협력 확대에 속도를 낼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실제로 이번 방북 대표단에는 류젠차오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 부장, 마자오쉬 외교부 부부장과 함께 쑨예리 문화관광부 부장, 리페이 상무부 부부장 등이 포함됐다. 양국 간 관광 재개 등 교역·투자·문화 관광 등 방면에서 협력 강화 논의가 구체적으로 이뤄졌을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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