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대 국회에서 민주노동당 비례대표로 처음 원내 입성한 심 의원은 고양갑에서 내리 3선(19~21대)에 성공하며 소수 진보 정당에서 상징적인 역할을 했다. 그러나 전날 열린 22대 총선에서 18.41%를 득표하면서 김성회 더불어민주당 후보, 한창섭 국민의힘 후보에 이어 3위에 그쳤다.
심 의원은 11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랫동안 진보정당의 중심에 서 왔던 한 사람으로서 책임을 통감한다"며 "이제 저는 한 명의 시민으로 돌아가겠다"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 척박한 제3의 길에 동행해 주시고 격려를 아끼지 않으셨던 국민께 통절한 마음으로 고개 숙여 사죄드린다"면서 "작은 정당 소속 저에게 세 번 일할 기회를 주신 덕양 주민들께 깊이 감사드리며 지역구 국회의원으로서 일하는 내내 행복했다"고 퇴진 인사를 했다.
김준우 상임선대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 본청에서 열린 해단식에서 "어제 국민들께서는 압도적 다수로 정권 심판이라는 시대 정신을 투표로 실현해주셨다.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총선 소감을 말했다.
김 위원장은 "그런데 여의도에서 정권 심판 역할을 담당할 정치세력으로 녹색정의당을 선택해주지는 않았다. 유권자분들이 보여준 준엄한 민심을 겸허하게 받아들인다"면서 "비록 이번 총선에서 원내에 입성하지 못했지만 많은 언론과 학계, 전문가 집단에서 녹색정의당의 정책이 가장 높은 평가를 받은 것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이번 총선에서 참패했음에도 5월 차기 지도부 선출 때까지 당대표직을 이어갈 예정이다. 그는 "기존의 문법으로는 제가 사퇴하는 것이 정답일 것 같다"면서도 "그러나 숙고 끝에 현 시점에서 즉각 사퇴보다는 차기 지도부 선출까지 대표로서 역할을 다 하는 것이 선거 결과에 대한 더 책임감 있는 자세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