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LG전자가 올인원 세탁·건조기를 두고 마케팅 경쟁을 본격적으로 전개한다. 인공지능(AI) 가전 패권을 두고 신경전도 오가고 있다.
LG전자는 8일 자사 세탁기·건조기 구입 고객 10명 중 8명이 복합형 세탁·건조기인 '트롬 오브제컬렉션 워시타워'와 '워시콤보'를 골랐다고 밝혔다.
LG전자는 지난 2020년 국내 최초로 세탁기와 건조기를 타워형으로 직렬 결합한 원바디 형태의 '워시타워'를 출시했다. 의류관리기는 몰라도 스타일러는 아는 것처럼 '워시타워'가 원바디 세탁건조기의 대명사가 됐다는 게 LG전자의 주장이다.
'워시타워'는 출시 첫해 LG전자 세탁기·건조기 국내 판매량의 40%가량을 차지했고 지난해 약 70%까지 올랐다. 이어 '워시콤보'의 출시로 LG전자의 세탁기·건조기 판매량 중 복합형 세탁·건조기의 비중은 40%대에서 약 77%로 늘었다.
LG전자의 이같은 발표는 삼성전자를 의식한 행보로 풀이된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달부터 자사의 올인원 세탁건조기인 '비스포크 AI 콤보'의 판매량을 앞세워 'AI가전=삼성' 공식을 적극 홍보했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비스포크 AI 콤보'는 출시 사흘 만에 판매량 1000대를 돌파했으며 흥행 여파로 국내 생산라인을 풀가동 했다.
삼성전자가 2월 출시한 올인원 세탁·건조기 '비스포크 AI 콤보'는 독자 운영체제인 타이젠 OS 기반의 'AI 허브'로 터치 조작이나 음성 명령으로 세탁·건조 뿐만 아니라 연결된 스마트 가전 기기들을 제어할 수 있다. 특히 전화를 받거나 미디어를 감상하는 것도 가능하다.
마찬가지로 인버터 히트펌프 기술을 탑재했으며, LG전자의 '워시콤보' 보다 가격 경쟁력과 연간 소비전력량에서 더 유리하다.
AI 가전 시장의 패권을 두고 양사 대표 간 자신감 섞인 견제구도 오갔다.
지난 3월 26일 조주완 LG전자 대표는 정기 주주총회서 "AI 가전의 시초는 LG전자"라면서 "세탁기에 대한 제품 경쟁력은 LG전자가 갖고 있는 걸 여러분도 다 알 것이다"고 말했다.
이에 한종희 삼성전자 DX 부문장은 3일 열린 신제품 행사인 '비스포크 AI 미디어데이'서 "시초보다 어떻게 빨리 소비자에게 혜택을 누리게 하고 가치를 줄 수 있느냐가 중요하지, 시작은 중요하지 않다"고 응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