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시장 선두업체들 실적 악화 소식과 함께 전기차 시장이 둔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최근 전기차 1, 2위 기업 테슬라와 중국 비야디(BYD) 등 업체들이 '가격경쟁'에 뛰어들었음에도 전기차 수요가 줄고 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2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1, 2위 전기차 업체 모두 아쉬운 성적표를 받았다. 테슬라는 2일 공개한 보고서에서 올해 1분기 순수전기차(BEV) 38만6810대를 인도했다고 밝혔다. 이는 직전 분기 인도분의 5분의1 수준으로 지난해 1분기보다 8.5% 줄어든 판매량이다. 비야디는 같은 기간 30만114대를 인도해 직전 분기 대비 판매량이 42% 하락했다. 세계 1위 판매량 타이틀도 테슬라에 돌려줬다.
테슬라는 1위를 탈환했으나 아쉬운 실적을 기록했다. 이번 분기 테슬라의 판매량은 2022년 3분기 이후 가장 적은 규모다. 정보 분석업체 팩트셋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인 45만7000대를 크게 하회했다. 이 밖에도 테슬라는 정전으로 베를린 공장 가동이 멈추는 등 여러 '악재'가 겹쳤다.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도 올해 성장률이 지난해보다 "눈에 띄게 낮아질 것"이라 밝히기도 했다.
판매량이 줄어든 전기차 시장에서는 가격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최근 비야디는 이전보다 5~20%가량 싼 신규 제품을 내놨다. 비야디는 올해 판매 목표도 지난해보다 20% 늘린 30만대로 설정했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이런 와중에 최근 샤오미는 파격적으로 4000만원대 전기차를 내놓으면서 27분 만에 5만대를 팔아치웠다.
하지만 값싼 전기차가 연달아 출시되고 있음에도 전기차 수요는 점차 줄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AP통신은 "미국 내 다수 구매자가 전기차의 주행거리와 충전소 부족을 경계하면서 전기차 판매 성장치가 올 1분기 동안 둔화했다"고 3일 전했다. 연준이 올해 안에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예상하면서 현재 연평균 7%대인 자동차 대출 금리가 떨어질 때를 기다렸다가 사려는 심리가 작용한다는 분석도 나왔다.
이에 제너럴모터스(GM), 도요타 등 다른 자동차 제조사들은 전기차 대신 하이브리드 차종을 내놓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는 분석했다. 1분기에 판매량이 20% 늘어난 도요타는 하이브리드와 순수전기차 판매량의 경우 36%를 기록했다고 AP통신은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