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엄 게이밍 모니터가 LED(발광다이오드)에서 OLED(유기발광다이오드)로 전환기를 맞이하면서 시장 선점을 위한 삼성전자와 LG전자의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여기에 에이수스, 델 등 글로벌 기업이 가세하면서 2024년은 OLED 모니터 확산의 원년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세계 최초로 해상도·주사율 전환이 가능한 프리미엄 게이밍 모니터를 포함한 'LG 울트라기어 OLED 게이밍모니터' 신제품 5종을 이달 출시한다. 주로 프리미엄 TV에 탑재하던 OLED 패널을 게이밍 모니터로 확대 적용한 것이다.
삼성전자도 지난 1월 CES 2024에서 OLED 패널을 탑재한 게이밍 모니터 24년형 '오디세이 OLED' 신제품 3종을 공개하며 초고해상도·고주사율 OLED 모니터 시장 공략을 알렸다. 세 제품의 발매일은 미정이지만 연내 국내 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가 공개한 24년형 오디세이 OLED는 3종 모두 빛 반사를 최소화하는 'OLED 글레어 프리(Glare Free)' 기술을 적용했다. 대표 제품인 32형은 4K 해상도와 16:9 화면비로 최대 240㎐ 주사율을 지원한다.
두 회사가 신형 OLED 모니터를 잇달아 출시하는 이유는 OLED의 강점인 선명한 색상과 높은 명암비, 정확한 암부 표현 등을 원하는 게이머 수요가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OLED가 강점을 보이는 HDR(High Dynamic Range)를 지원하는 게임·영상 콘텐츠도 급증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모니터용 OLED 패널 출하량을 확대한 것도 OLED 게이밍 모니터 시장이 커지는 이유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각각 18만6000대, 7만5000대의 모니터용 OLED 패널을 출하했고 올해는 이를 더 확대할 계획이다.
디스플레이 전문가들은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의 OLED 패널 양산 방식 차이로 인해 삼성전자와 LG전자 OLED 게이밍 모니터는 상당히 다른 특성을 갖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삼성전자 오디세이 OLED는 청색 소자 수명이 짧은 OLED 패널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청색광 소자 위에 퀀텀닷(양자점) 레이어를 덧붙인 QD-OLED를 채택했고, LG전자 울트라기어 OLED는 하얀색 소자 위에 R(적색)·G(녹색)·B(청색) 필터와 함께 하얀색 필터를 배치한 WOLED를 채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반적으로 QD-OLED는 색 재현력이 우수하고 OLED의 고질적인 문제인 번인(화면 변색)이 상대적으로 늦게 생긴다. 반면 WOLED는 최대 밝기가 높아 명암비 표현에서 강점을 갖는 것으로 알려졌다.
두 회사는 OLED 게이밍 모니터 확대를 위해 게이머를 대상으로 한 다양한 마케팅 프로모션을 전개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2020년부터 E스포츠 팀 'SKT T1'과 파트너십을 맺어왔으며 프로게이머 페이커(이상혁·SKT T1)의 '삼성 오디세이 OLED G9' 사용기를 기재하는 등 게이머들 마음을 사로잡기 위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LG전자도 2021년부터 E스포츠 팀 '젠지(GEN G)'와 파트너십을 맺고 제품 홍보에 힘쓰고 있다.
또한 번인 현상에 대한 우려로 제품 선택을 꺼리는 게이머들을 고려해 2년간 패널 무상 보증을 제공하고 있다. 무상 보증이 끝나면 5년간 패널 유상 보증 서비스도 제공한다. LG전자는 2021년부터, 삼성전자는 2023년부터 관련 정책을 시행했다.
시장이 성장하고 모니터용 OLED 패널 공급량이 확대되면서 델, 에이수스 등 PC 제조사도 OLED 게이밍 모니터 시장 문을 두드리고 있다. 델과 에이수스는 올 1분기 각각 게이밍 브랜드인 '에일리언웨어'와 'ROG'를 앞세워 QD-OLED 패널을 탑재한 OLED 게이밍 모니터를 시장에 출시했다.
한편 시장조사업체 퓨처마켓인사이츠에 따르면 전 세계 게이밍 모니터 시장은 지난해 기준 98억 달러(약 13조원) 규모로 추산되며 10년 후인 2033년 184억 달러(약 24조원)로 2배가량 성장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