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광역시 산하 기관 19곳 가운데 절반 이상이 법과 조례를 무시하며 제멋대로 운영한 것으로 드러났다.
1일 광주광역시의회에 따르면 의회 특별전문위원실은 19개 광주광역시 공사와 공단, 출자·출연기관의 2024년도 예산안을 분석했다.
분석 결과 재단법인 광주연구원을 비롯해 광주문화재단, 광주정보문화산업진흥원 등 절반이 넘는 기관이 법과 조례를 지키지 않고 운영됐다.
실제로 광주연구원은 지난해 12월 15일 재적이사 12명 중 6명이 참석한 가운데 정기이사회를 열고 2024년 수입·지출예산안을 전원 동의로 가결했다.
하지만, 광주연구원 정관 제24조(의결 정족수)는 ‘재적이사 과반수의 출석과 출석한 이사 과반수의 찬성으로 의결’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재적이사 12명의 과반은 7명이기 때문에 6명이 참석·의결한 안건은 원천무효다.
따라서 회의는 무효가 되고 이미 집행한 예산도 법적 근거가 없는 예산이 된다.
광주연구원 외에도 다수의 공사·공단 및 출자·출연 기관에서 안일하고 무책임한 운영 문제가 불거졌다.
기관의 정기이사회는 다음연도 기관 운영의 방향과 계획을 다루는 가장 중요한 회의인 만큼 예산안의 적정성, 효율성, 투명성 등이 심도 있게 검토돼야 하지만 경제진흥상생일자리재단과 (재)광주디자인진흥원, 광주인재평생교육진흥원 등 3곳은 ‘서면심의’로 개최해 1년 예산안 등을 의결했다.
이같은 서면심의·의결은 코로나19 등 특수한 경우에 한해 허용된다는 점에서 정기이사회의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한 안일한 운영이다.
광주문화재단은 단순 덧셈도 맞지 않는 본예산안을 이사회에서 통과시켰을 뿐만 아니라, 오류 사실을 알고서도 바로잡지 않은 채 1회 추경 예산안까지 심의·의결했다.
위원회 수당 규정도 제각각인데다 규정대로 지급하지 않았다.
광주정보문화산업진흥원의 경우, 위원회 참석수당 단가가 무려 1960만원부터 10만원까지 제각각이고 특히 ICT·SW지원 분야의 ‘상시전문가 멘토링’ 수당은 1명×30만원×1월×540회=1억6200만원을 편성하는 등 주먹구구식이었다.
'광주광역시 공공기관 출연금 등의 정산 조례'에 따라 올해 예산부터 출연금을 정산 후 광주시로 반납하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광주관광공사와 광주경제진흥상생일자리재단, (재)광주연구원, (재)광주정보문화산업진흥원, (재)광주그린카진흥원, (재)남도장학회 등 6개 기관은 101억8100만원을 광주시에 반납하지 않고 자체 세입으로 세웠다.
광주시의회 이정기 특별전문위원은 “지난해 공공기관 통폐합 이후 시의회에서 처음으로 예산안을 검토했는데, 앞으로 예산안 보다는 ‘결산 자료’를 바탕으로 기관 설립취지와 목적에 부합하는 예산 운용을 하고 있는지 지속적인 점검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특별전문위원실은 공사·공단 및 출자·출연 기관에 대한 보다 실질적이고 효율적인 점검을 위해 기관별 소관 상임위원회와 협업, 결산 자료를 검토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