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아주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나봉이는 지난해 8월 19일 서울 동작구 흑석동 중앙대병원 인근에서 '줍깅' 행사를 진행했다. 줍깅은 우리말 '줍다'와 산책을 뜻하는 영어 '조깅(jogging)'의 합성어로, 걷거나 뛰면서 쓰레기를 줍는 봉사 활동을 의미한다.
나 후보는 나봉이 활동에 참여한 자원봉사자들과 봉사 활동을 한 뒤, 이튿날인 20일 자신의 사회관계서비스망(SNS)에 '나봉이 봉사단' 셔츠를 입은 사람들과 함께 찍은 사진을 게시하기도 했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나봉이 자원 봉사자들에게 봉사 시간이 발급됐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봉사 시간을 발급할 수 있는 봉사단체는 자원봉사센터에서 자원봉사실적 관리 사업 수행에 적합하다고 판단하는 비영리기관, 공공기관, 사회복지시설, 기타 공익단체 등이다.
활동 이후에는 '마을발전소 사회적협동조합' 명의 봉사 시간 증명서가 발급됐다. 발급된 봉사 시간은 3~4시간이다. 발급 사유는 '줍깅을 통한 환경정화'였다.
봉사 시간을 발급한 마을발전소는 나 후보의 측근으로 알려진 김영림(비례) 국민의힘 동작구의원이 이사로 활동한 곳이다. 이 단체는 나 후보와 김 구의원을 포함한 15명에게 봉사시간을 발급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와 같은 자원봉사자 유인 및 봉사 활동 시간 편법 발급 의혹은 지난해 12월 19일 동작구의회 본회의에서 처음 제기됐다. 제331회 서울특별시 동작구의회 제2차 정례회 본회의 회의록에도 기록돼 있다.
이영주(비례) 더불어민주당 동작구의원은 본지에 "나봉이는 나 후보가 국회의원 출마를 염두하고 지난해부터 지역 활동을 시작했다"며 "봉사 시간을 미끼로 어린이와 학부모에게 나봉이에 참여 시킨 것 아닌가. 나 후보가 정치적 목적을 위해 아이들을 이용했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본인의 선거를 위해 규칙과 주민의 정서를 무시하고 거짓말을 일삼은 것 아니냐"고 덧붙였다.
반면 김영림 구의원은 "나봉이만을 위해서 봉사단체들을 모집한 것이 아니라 여러 가지 단체를 컨소시엄으로 부른 것"이라며 "해당 봉사처에서 따로따로 봉사자를 모집했고 모은 봉사자들에게 봉사 시간을 드렸다"고 해명했다.
이어 "자원봉사 시간을 주는 봉사처에서는 안내를 적극적으로 했다"며 "실질적으로 나 의원에게 봉사 시간이 간 것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나 후보 측은 "봉사활동 등을 하기 전에 선거관리위원회에 사전 선거 운동 위험성을 확인했다"며 "특별히 법적인 문제 등 전혀 문제가 없다고 본다"고 의혹을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