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슨 황 "삼성전자 HBM3E 테스트 후 곧 사용 기대"…인간 수준의 AGI 5년 내 등장 예측도

2024-03-20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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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반도체 기업과 파트너십 강조..."HBM은 기술적 기적"

엔비디아-TSMC 파트너십 강조...삼성은 최첨단 패키징으로 대응

"미중 대립 극한까지 가는 일 없을 것"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가 18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 시그니아 바이 힐튼 호텔에서 가진 전 세계 미디어와 간담회에서 기자들 질문에 답하고 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18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 시그니아 바이 힐튼 호텔에서 전 세계 미디어를 대상으로 개최한 간담회에서 기자들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삼성전자 5세대 HBM(고대역메모리·HBM3E) D램에 강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현재 전량 TSMC에서 위탁생산(파운드리) 중인 인공지능(AI) 반도체도 수율과 발열 제어만 우수하면 삼성전자 4㎚(나노미터) 미만 초미세공정을 채택할 가능성을 내비쳤다.

19일(현지시간) 황 CEO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 시그니아 호텔에서 열린 'GTC(GPU Technology Conference) 2024' 미디어 간담회를 통해 전 세계 기자들과 만나 이렇게 말했다.

황 CEO는 현재 삼성전자가 보낸 HBM3E를 두고 '품질 검증 단계(Qulifying)'라고 말하며 그레이스호퍼·블랙웰 등 자사 차세대 AI 반도체(데이터센터 GPU)에 아직 채택하지 않았음을 명확히 했다. 품질 검증 단계를 통과하면 삼성전자는 올 하반기부터 SK하이닉스와 함께 엔비디아에 AI 반도체에 탑재할 HBM3E를 공급하게 된다. 삼성전자는 지난 2월 업계 최초로 만든 12단 HBM3E를 올 상반기 중에 양산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엔비디아가 자사 반도체에 어떤 회사 D램을 탑재하는지 밝힌 것은 올해 들어 처음이다.

황 CEO는 HBM은 AI 반도체 산업에서 필수적인 역할을 한다며 앞으로도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한국 메모리 기업과 긴밀히 협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HBM은 DDR(더블데이터레이트메모리)5 등 기존 D램과 달리 논리회로에 가까울 정도로 매우 복잡한 '기술적 기적(Technological miracle)'"이라며 "생성형 AI의 영향으로 현재 DDR D램을 사용 중인 기업 데이터센터가 장기적으로 HBM으로 메모리를 교체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업 핵심 파트너인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D램 기술력을 치켜세웠다. 황 CEO는 "두 회사에서 HBM을 빼고 얘기하는 것은 파운드리를 제외한 TSMC, GPU(그래픽처리장치)를 제외한 엔비디아에 대해 묻는 것과 같다"며 "HBM 생산자들이 겸손하다고 해서 그들의 HBM 기술을 낮게 평가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와 HBM뿐 아니라 파운드리 분야에서도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지금은 대만 TSMC가 파운드리 분야에서 핵심 파트너임을 명확히 했다. 황 CEO는 "한국 기자들은 같은 나라에 살고 있기 때문에 삼성전자가 얼마나 대단한 기업인지 모른다"며 "삼성전자는 비범한 기업이고, 엔비디아는 자동차용 반도체를 모두 삼성전자 파운드리에서 생산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현재 엔비디아는 자율주행차용 AI 반도체 '오딘'과 '토르'를 삼성전자 8㎚ 공정에서 위탁생산하고 있다.

다만 주력 제품인 데이터센터용 AI 반도체는 TSMC에 생산·패키징을 위탁하고 있다. 일례로 올 하반기 출시되는 블랙웰은 TSMC 4㎚ 공정에서 양산된다. 패키징이란 데이터 왕복 속도를 끌어올리기 위해 엔비디아가 만든 AI칩 코어와 삼성전자·SK하이닉스가 제공한 HBM을 하나의 AI 반도체로 묶는 과정을 말한다. 이를 두고 황 CEO는 "TSMC와 맺은 파트너십은 엔비디아가 지금까지 맺은 파트너십 가운데 가장 긴밀하다"며 "TSMC는 훌륭한 파트너이며 계속 성장할 것임을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엔비디아·TSMC 동맹을 파고들기 위해 삼성전자는 3㎚ 이하 초미세 공정 가동과 함께 지난해 AVP사업팀을 꾸리고 최첨단 패키징 기술인 '아이큐브 2.5D 패키지' 기술 고도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황 CEO는 이날 AI에 대한 장밋빛 전망을 제시했다. AGI(범용인공지능)가 5년 이내에 등장할 수 있으며, AI의 고질적인 문제로 꼽히는 할루시네이션(환각)도 해결할 수 있는 문제라고 낙관했다. 치열한 미·중 무역전쟁에도 '최후의 날(둠즈데이)'은 오지 않을 것이라며 탈(脫)아시아는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황 CEO는 "(AGI가) 5년 이내에 등장할 것"이라며 "AGI를 명확하게 정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AGI를 무엇으로 보느냐에 따라서 등장 시기 등에 대한 예상이 달라질 수 있다는 뜻이다. 황 CEO는 "수학이나 읽기, 독해력, 논리, 의사, 변호사 등 시험에서 대부분 사람보다 8% 정도 뛰어난 응답을 하는 것이라고 정의한다면 아마 5년 이내에 도달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황 CEO는 AGI가 인류를 파괴할 것이란 일각의 비판을 의식한 듯 "나는 오펜하이머가 아니다. 오펜하이머는 폭탄을 떨어뜨렸지만 나는 폭탄을 떨어뜨리지 않는다"는 농담을 하기도 했다. 그는 AI 챗봇이 부정확한 답변을 제공하는 문제에 대한 해결책으로 검색증강생성(RAG)을 꼽았다. RGA는 AI가 질의 관련 정보를 실시간으로 검색해 여러 단서를 살펴본 뒤 이용자를 위한 데이터를 요약한다. 

이어 AI 반도체를 두고 미·중 전쟁이 치열한 가운데 '최후의 날'이 오는 일은 없을 것이고 말했다. 그는 "전 세계 공급망은 매우 복잡하고, 우리는 각국의 목표가 적대적이지 않다는 확신이 있다"며 "지정학적 긴장을 고려해 중국 시장 관련 규정 준수와 공급망 복원 모두에 집중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황 CEO는 이날 CNBC와 별도로 인터뷰하면서 블랙웰 칩 가격이 개당 3만~4만 달러(약 4000만~5400만원) 될 것이라고 말했다. UBS가 예상한 가격인 5만 달러 이상보다 조금 낮은 수준이다. 황 CEO는 블랙웰 연구개발 비용으로 약 100억 달러(약 13조4000억원)를 지출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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