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건설기술 풍부한 韓기업, 칠레 국토망 연결에 적극 참여해주길"

2024-03-1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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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쭉한 국토 연결은 '국가과제'...최장다리 시공사는 韓 현대

"칠레, 매력적인 인프라 투자국"...세금면제 등 인센티브 약속

"기술력 풍부한 韓, 핵심 협업국"...'투자 확정'까지의 설득이 관건

1년전 투자촉진 약속...청정에너지·광물 더해 '인프라 투자'도 기대

캡션수정부탁드립니다 Jessica Lopez 칠레 공공사업부 장관 인터뷰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제시카 로페스 칠레 공공사업부 장관이 지난 14일 서울 중구 주한 칠레대사관에서 아주경제와 인터뷰하면서 인프라 구축 계획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칠레 교통망을 위에서부터 아래까지 잇는 작업은 굉장히 중요합니다. 이 작업에 한국 기업들의 참여가 필요합니다."

대한민국 반대편에서 30시간을 날아온 제시카 로페스(Jessica Lopez saffie) 칠레 공공사업부 장관은 지난 14일 서울 중구 주한 칠레대사관에서 아주경제와 만나 자국 국토를 잇는 거대한 인프라 구축 계획을 열정적으로 설명했다. 

사실 칠레는 우리와 경제적으로 꽤 긴밀한 나라다. 한국의 첫 자유무역협정(FTA) 상대국이기도 한 칠레는 FTA 체결 21주년을 맞은 가운데 지금도 서로 활발하게 무역을 하고 있다. 한국은 칠레에 자동차를 팔고, 칠레에서 와인과 삼겹살을 들여온다. 더욱이 칠레는 배터리 산업의 핵심 소재인 '리튬' 매장량이 세계 1위이고, 구리 등 각종 원자재가 풍부해 향후 경제협력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칠레의 고민은 위아래로 길쭉한 국토를 도로와 철도로 잇는 일이다. 국토 남북 길이가 4300㎞에 달해 세계에서 가장 긴 국가인 칠레는 국토 전반에 뻗어 있는 험준한 안데스산맥 때문에 교통망 구축이 쉽지 않다. 대규모 예산을 들여 토목 공사를 진행해야 하지만 국가 예산으로는 한계가 있다. 이에 타국에서 투자를 받아 인프라를 구축한다는 것이 칠레 측 계획이다.

로페스 장관은 이날 "공공 인프라 예산은 한정돼 있어 민간 부문 투자가 필요하다"며 한국 등 여러 국가에 민간·공공의 참여를 요청했다. 이미 한국 기업 현대건설(현대E&C)은 칠레에서 가장 긴 '차카오대교'를 건설 중이다. 그는 이 같은 협력 사례를 늘려가고 싶어했다.

다음은 로페스 장관과 일문일답한 내용.

 
칠레의 핵심 인프라 구축 사업 계획 위 아래로 길쭉한 칠레 국토를 연결하는 사업이다 국토 3분의 2 지점에서 국토를 잇는 차카오대교 건설을 한국 현대EC가 맡고 있다 사진칠레대사관
칠레의 핵심 인프라 구축 사업은 위아래로 길쭉한 칠레 국토를 연결하는 것이다. 국토 3분의 2 지점에서 국토를 잇는 차카오대교 건설을 한국 기업 현대건설이 맡고 있다. [사진=주한 칠레대사관]


-인프라 투자와 관련해 한국에서 어떤 활동을 할 예정인가.

"칠레는 공공 인프라 구축을 위해 다양한 국가와 민간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있다. 한국 투자자들도 이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 있도록 소개할 예정이다. 한국은 우리와 교역 관계가 오래되었지만 투자 등에 있어서는 더 많은 협력 관계를 만들어 갈 필요가 있다. 현대가 칠레 차카오대교 건설을 진행 중인 것처럼 건설 기술과 노하우가 풍부한 한국이 새로운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주길 바란다."


- 한국 기업이 칠레에 인프라 투자를 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칠레는 안전하고 매력적인 투자처다. 칠레는 지난 30년간 여러 국가와 진행한 파트너십을 통해 총 16개국에서 280억 달러(약 37조3500억원) 이상 투자를 받았다. 우리는 확실한 투자 여건을 보장한다. 투자로 발생한 수익은 국외 반출이 가능하고, 자본재 수입 시 부가가치세를 면제해 주는 등 추가적인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앞으로도 대규모 건설 프로젝트가 예고돼 있다. 2028년까지 176억 달러(약 23조4700억원) 규모에 달하는 43개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기에 한국이 참여할 기회는 여전히 많다."


-한국에 와서 진전된 바가 있는지, 그리고 투자 유치 중에 발생하는 애로사항은 무엇인가.

"여러 한국 공공과 민간 기관을 대상으로 접촉 중이다. 투자 유치 과정 중 어려운 건 최종 계약을 성사시키는 일이다. 일본과 중국 등으로도 투자 유치를 위해 다니고 있는데 아시아 국가 모두 언어의 장벽을 넘는 게 생각보다 쉽지 않다."


-칠레는 '지속 가능한 개발' 등 녹색 인프라 구축에도 관심이 있는 걸로 안다.

"'지속 가능한 도시'가 우리 인프라 구축 프로젝트에서 중요한 요소다. 현재 가장 중요한 사업인 40억 달러(약 5조3328억원) 규모인 수도 산티아고와 발파라이소 간 철도 공사에도 이런 점을 감안했다. 전기선로, 트램, 케이블카 등 설치를 고려 중이다. 이 밖에 건자재에도 일정 요건을 둬 환경에 영향을 덜 주도록 노력하고 있다." 


-최근 한국에서 관심이 많은 자율주행과 전기차 관련 인프라 확충 계획도 있나.

"중요한 기술이라고 생각하지만 아직 칠레에서는 도로와 철도 등 기본 인프라를 구축하는 게 우선이다. 그렇지만 전기차 인프라는 시내버스 등 공공 운송수단 중심으로 형성해 가고 있다."


-앞으로 한국과 협업을 더 넓혀갈 계획인가.

"물론이다. 지난해 니콜라스 그라우 칠레 경제개발관광부 장관이 한국을 찾아 양국 간 투자 촉진을 약속했다. 양국은 에너지 전환, 청정에너지, 중요 광물 등 분야에서 협력을 늘려갈 예정이다. 오는 5월 열리는 제7차 국제투자포럼에도 한국을 초대했다. 해당 투자 프로젝트 중 하나로 공공 인프라 투자 건도 함께 소개될 예정이다. 양국 간 오랫동안 형성된 신뢰를 이어가 투자협정도 체결할 수 있길 기대한다." 

 
캡션수정부탁드립니다 Jessica Lopez 칠레 공공사업부 장관 인터뷰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지난 14일 서울 중구 주한 칠레대사관에서 제시카 로페스 칠레 공공사업부 장관이 본지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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