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1년째를 맡는 나채범 한화손해보험 대표이사가 한화손보를 여성 특화 보험사로 변모시키며, 수익 다변화에 1등 공신 역할을 톡톡히 수행해내고 있다. 펨테크연구소 설립을 시작으로, 대표 상품인 '시그니처 여성 건강보험'이 판매 8개월 만에 신계약 매출 100억원을 달성하는 등 그야말로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다. 최근에는 이를 바탕으로 5년 만에 배당을 재개하는 등 기업가치 향상에도 힘을 쏟으며 주주들의 신임도 얻고 있다는 평가다.
◆팸테크 '대박' 흥행…여성 건강보험, 매출 100억 달성
지난해 3월 한화손보 대표에 선임된 그는 한화손보를 여성 특화 보험사로 만들기 위한 시동을 걸었다. 그 시작은 펨테크연구소 설립이었다. 팸테크(Femtech)란 여성을 의미하는 ‘Female’과 기술을 의미하는 ‘Technology’를 결합한 합성어로 여성의 삶의 질 향상을 목적으로 하는 기술 및 상품, 서비스 등을 통칭한다. 여성은 생리·임신·출산 등 남성과는 다른 생리현상을 겪으며, 유방암 등 신체적 차이에 따른 고위험 질병군에도 쉽게 노출돼 라이프 사이클의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이유에서였다. 이후 의료인, 대학교수, 금융 및 보험 관련 기관 종사자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를 섭외해 자문단을 구성했고, 이를 기반으로 여성 특화 상품도 개발했다.
그의 통찰력은 시장에 적중했다. 한화 시그니처 여성 건강보험은 판매 8개월 만에 신계약 매출 기준 100억원을 달성했다. 지난 2월엔 월 2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등 시장에서 큰 호응을 이어가고 있다. 동기간 신계약 건수는 12만5600건을 기록했다. 또한 지난해 11월 말 기준으로 2030 연령대 여성 고객의 가입 성장률은 약 73.6%를 나타내는 등 MZ세대의 호응도 이끌어냈다.
이 상품은 여성에게 발생할 수 있는 질환을 패키지 담보 상품으로 보장한다. 업계 최초로 고객 난소기능 검사를 지원하고, 난자동결 보존 시술 시 고객을 우대하는 헬스케어 특화 서비스도 탑재했다. 이 밖에 여성 고객이 출산 또는 육아휴직 시 제공하던 1년 보험료 납입유예 혜택을 실업했을 경우에도 제공토록 했다.
◆실적 개선세에 5년 만에 배당 재개
나 대표의 차별화된 변화 시도로 실적도 견조한 상승세를 그렸다. 한화손보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2907억원으로, 전년 대비 5.8% 증가했다. 같은기간 누계 장기 신계약 보험료는 641억원, 신계약 보험계약마진(CSM)은 6784억원으로 집계됐다. 특히 지난해 4분기 장기보험 원수보험료는 전년 동기 대비 6.3% 증가한 1조2825억원이었다. 아울러 시그니처 여성 건강보험 등 장기보장성 신계약 보험료는 전년 대비 32.7% 증가한 159억4000만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러한 실적 개선세에 한화손보는 5년 만에 배당을 재개하는 등 주주가치 제고에도 나설 수 있게 됐다. 한화손보는 지난달 이사회를 열고,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보통주 1주당 200원, 우선주 1주당 350원을 현금 배당키로 결의했다. 시가 배당률은 보통주 기준으로 3.8%며 배당기준일은 오는 29일이다.
회사 관계자는 "올해도 여성을 잘 아는 보험사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나 대표를 비롯한 임직원들이 차별화된 상품과 서비스 방향성을 구체화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이익 개선과 자본적정성 비율을 안정적으로 유지해 미래 기업가치를 향상하고, 주주가치를 제고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