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연계증권(ELS) 발행이 올해 들어 급감하고 있다. 홍콩 H지수(항셍중국기업지수) 연계 상품을 제외하면 대다수가 수익을 내고 있지만 ELS가 원금 전액 손실도 가능한 초고위험 상품이라는 인식에 여타 ELS 역시 매수세가 뚝 끊겼다. 증권가 역시 사회적 문제로 번진 상품을 굳이 발행해 판매할 필요가 있겠냐는 입장으로 풀이된다.
14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에 따르면 올해 1분기(3월 13일까지) 발행된 ELS 규모는 3조368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직전 분기(2023년 4분기) 7조5512억원 대비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규모다. 전년 동기 6조7507억원과 비교해도 50% 수준이다.
ELS는 연계된 기초자산 가치가 특정 기준점 밑으로 떨어지지 않으면 투자 원금에 약속한 이율을 제공하는 상품이다. 통상 만기는 3년이다.
ELS는 연계 기초자산에 따라 전액 손실이 날 수 있지만 '중위험·중수익' 상품으로 분류된다. 주요 증시 지수 연계 상품은 대공황이 아닌 이상 전액 손실은 없다는 것이 통념이었다. 하지만 H지수 사태로 ELS가 초고위험 상품이라는 인식이 커졌다. 현재 만기가 돌아온 ELS는 대부분 2021년 3월 발행분이다.
당시 한 달 동안 발행된 ELS는 총 6조377억원에 달한다. 이 중 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설정한 상품 규모는 2조418억원이다. 증권사에서 발행한 전체 ELS 상품 가운데 3분의 1이 H지수와 연동된 상품인 셈이다.
현재 금융당국에서는 H지수 ELS와 관련해 7조원 안팎 손실을 예상하고 있다. 이와 동시에 불완전판매 논란 등으로 금융감독원장이 대국민 사과를 하고 대통령실도 나서 판매사에 손실 보상을 촉구하는 등 사회적 문제로 커지고 있다. ELS를 찾는 사람도 줄어 발행량도 급감한 것이다.
한 증권사 영업점 관계자는 "내방하는 고객에게 ELS는 물론 금융투자 상품상 알려드려야 하는 원금 손실 리스크 얘기를 꺼내는 것도 현재로서는 부담스러운 상황"이라며 "시장 수익률이 좋은 상품들이 많은데 굳이 파생상품에 해당하는 ELS를 권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 현장 분위기"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