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국 시장에서 철강 가격이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춘제(설) 연휴 이후 공사 현장 재개가 지연된 데다 부동산 시장 침체로 재고가 누적된 영향이다. 다만 하반기에는 정부의 부동산 부양책이 효과를 나타내면서 가격이 회복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중국 경제 매체 차이신에 따르면 지난 11일 중국 철강 가격은 하루 새 2.41% 떨어진 3606위안/톤(t)을 기록했다. 춘제 연휴 전인 1월 28일과 비교하면 6.5% 떨어진 수준이다. 같은 날 철광석 가격은 831위안/t으로 5.41% 내렸다.
중국에서는 3월을 ‘금삼(金三)’이라고 부른다. 춘제 연휴 이후 봄을 맞아 각 업계가 성수기를 맞기 때문이다. 철강업계 역시 3월이 성수기로, 일반적으로 건자재 가격도 오름세를 보여야 하는데 수요가 좀처럼 회복되지 않아 오히려 떨어지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근본적인 원인은 부동산 시장 침체다. 차이 원장은 부동산 투자 부진, 지방정부 부채 문제 등으로 자금조달 여력이 부족해 인프라 건설 수요가 늘어나지 않은 것이 큰 영향을 미친다고 짚었다.
중국 건축 전문 사이트 바이녠건축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춘제 연휴가 끝난 지난 5일 중국 전역의 1만94개 공사 현장 중 공사를 재개한 비율은 62.9%로 전년 동기 대비 13.6%포인트 줄었다. 이에 올해 첫 10주간 중국의 5대 철강재 소비량은 7235만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 감소했다. 실제 중국 중서부 및 동부의 일부 제철소는 재고 누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생산량을 줄이고 가격을 낮추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중국의 철강재 수출은 저가 물량 공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차이신은 짚었다. 차이신이 인용한 중국 해관(세관)총서 자료에 따르면 1~2월 중국의 철강재 수출량은 1591만2000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32.6% 늘었으나, 수출 평균 가격은 t당 791.2달러로 32.1% 하락했다.
한편, 중국 업계는 정부의 부동산 투자 정책 등이 효과를 나타내면서 하반기에 철강 가격이 회복될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은 올해 들어 3대 부동산 활성화 방안인 보장형 주택(저가 서민 주택) 건설, 성중촌(城中村·도시 내 낙후 지역) 개발, 공공인프라 구축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