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악을 지원하고 있지만 다른 분야 지원에 비하면 미미하다고 생각해요. 사실 저희가 국악의 덕을 보고 있죠.”
크라운해태제과그룹 회장인 윤영달 한국메세나협회 신임 회장의 국악 사랑은 남다르다. 20년간 한결같다. 긴 세월을 함께 하며 쌓은 신뢰는 숫자로 나타낼 수는 없지만 그 어떤 관계보다 깊다.
한국메세나협회는 12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제12대 회장으로 선출된 윤영달 크라운해태제과그룹 회장의 취임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이어 자신의 문화예술 후원 경험에서 나오는 청사진을 하나둘씩 꺼내놨다. 윤 회장은 “저희도 해봤지만 한 기업이 후원하는 것은 분명히 한계가 있다”라며 “기업별로 특정 문화 분야를 선택해 깊은 관계를 맺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적극적으로 주선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크라운해태제과그룹의 경우 국악 영재를 발굴하고, 명인들의 예술을 보존하기 위해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한음 영재들을 발굴하기 위해 매주 열리는 ‘영재한음회’는 지난해 11월 200회를 맞이했으며, 지리적·경제적으로 문화예술을 접하기 힘든 아동들과 함께하는 ‘한음캠프’도 11년 째를 맞이했다.
2004년부터 매년 열고 있는 ‘창신제’는 국내 민간기업이 주최하는 전통음악 공연 중 최대 규모다. 또한 남산한옥마을에 위치한 서울남산국악당 ‘크라운해태홀’은 2017년 크라운해태제과의 전적인 후원으로 노후 설비를 교체하면서 지금의 모습을 갖추게 됐다.
윤 회장은 국악뿐 아니라 조각과 시(詩) 등도 지원해왔다. 경기 양주 송추 아트밸리에서는 레지던시 프로그램과 아시아 최대 규모의 조각스튜디오를 운영하며 조각가들의 창작활동을 뒷바라지하고 있다. 윤 회장은 “아트밸리에 주로 머물며 조각가들과 소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예술 지원에 대해 “고객을 행복하게 만들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했다”며 “기업의 1차 고객은 직원으로, 예술이 직원을 행복하게 만들고 이는 곧 고객 행복과 기업 발전으로 연결된다”고 말했다.
윤 회장은 최근 가수 비비가 부른 ‘밤양갱’이 인기를 끌며 해태제과 양갱 제품이 주목받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문화의 힘은 대단하다. 우리가 예술의 덕을 더 보고 있다”며 “밤양갱 생산 라인을 늘렸다”고 웃으며 말했다.
윤 회장은 메세나협회가 한국문화예술위원회와 2007년부터 운영 중인 ‘예술지원 매칭펀드’ 사업의 정부 지원 예산이 감소한 데 대해서는 우려를 나타냈다.
기업이 예술단체를 지원하는 금액에 비례해 문예진흥기금을 추가 지원하는 해당 사업의 누적 매칭 건수는 1937건으로, 예술계에 약 527억원이 지원됐다. 지난해에는 예술지원 매칭펀드 사업을 통해 기업과 예술단체가 240건 매칭돼 총 62억원이 예술단체에 전해졌다.
올 한 해 예술단체 후원 계획이 있는 기업 가운데 중소 · 중견기업은 최소 500만원, 대기업은 최소 1000만원부터 지원 가능하다. 한 기업당 최대 두 개의 예술단체를 지정 후원할 수 있으며, 예술단체는 최대 두 개의 기업과 동시 매칭도 가능하다. 후원 기업에게는 기부금 영수증이 발급된다
이에 윤 회장은 “매칭펀드는 대표적인 민·관 협력 사업으로 정부기금 투입 대비 기업지원금이 3배 이상 지원됐고, 이는 사회적 효과를 감안할 때 백배 천배 이상의 효과를 갖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