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8일 발표한 국제수지 잠정통계에 따르면 지난 1월 경상수지는 30억5000만 달러(약 4조519억원) 흑자를 기록했다. 1월 경상수지를 항목별로 보면 상품수지(42억4000만 달러)는 지난해 4월 이후 10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달(-73억5000만 달러)과 비교하면 1년 사이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수출(552억2000만 달러)은 지난해 1월보다 14.7% 증가했다. 품목별로 보면 △반도체(52.8%) △승용차(24.8%) △기계류·정밀기기(16.9%) △석유제품(12.0%) 순으로 크게 늘었다. 1월 반도체 수출 증가율은 2017년 12월(60%) 이후 약 6년 만에 최대치다.
송재창 한은 금융통계부장은 "서버용 고성능 메모리 반도체를 중심으로 반도체 수출 회복세가 지난해 하반기부터 본격화됐다"며 "반도체 가격도 상승세를 지속하면서 전반적으로 분위기가 회복되는 모습이 뚜렷하다"고 말했다.
송 부장은 "가장 최근 데이터인 2월 통관 기준 무역수지를 살펴보면 1월 대비 40억 달러 가까이 확대됐다"면서 "이를 감안하면 당행이 전망하고 있는 경상 수지 흑자 기조에 부합한다"고 설명했다.
반면 수입(509억8000만 달러)은 8.1% 줄었다. 특히 에너지 가격 하락의 영향으로 원자재 수입이 전년 같은 달보다 11.3% 감소했다. 원자재 중 가스, 화학공업제품, 석탄의 감소율이 각 42.3%, 16.3%, 8.2%로 집계됐다. 하지만 원유(6.0%)와 석유제품(24.2%) 수입은 늘었다.
내수 부진의 영향으로 정보통신기기(-16.1%)를 포함한 자본재는 3.8% 줄었고 승용차(-44.6%), 곡물(-6.5%) 등 소비재 수입도 4.2% 축소됐다.
서비스수지는 26억60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12월(-25억4만 달러)보다 적자 폭도 커졌다. 세부적으로는 출국자 증가와 함께 여행수지 적자(-14억7000만 달러)가 이어졌고, 지식재산권수지도 5억2000만 달러 적자였다.
송 부장은 "1월은 겨울방학철로 해외여행을 많이 나가는 시기이고 연휴일 수도 축소되면서 입국자 수가 줄어 여행수지 적자에 영향을 줬다"면서 "2월에는 10일부터 17일까지 중국 춘절으로 중국인 중심 입국자 수가 늘어나 여행수지가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아직 입국자 수는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회복이 안 된 반면 출국자 수는 그전 수준으로 크게 증가하는 등 흐름을 봤을 때 당분간 여행수지 적자흐름은 지속될 것"이라면서 "장기적으로 중국인들의 여행 수요가 본격화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본원소득수지는 16억2000만 달러 흑자였지만, 전월(24억6000만 달러)이나 1년 전(66억7000만 달러)보다 적었다. 국내 기업의 해외 자회사 배당 수입이 줄면서 배당소득수지 흑자 폭이 한 달 사이 22억5000만 달러에서 13억5000만 달러로 축소된 데 가장 큰 영향을 받았다.
금융계정 순자산(자산-부채)은 1월 중 28억1000만 달러 늘었다. 직접투자의 경우 내국인의 해외투자가 21억6000만 달러 증가했고, 외국인의 국내 투자도 2억2000만 달러 늘었다. 증권투자에서는 내국인의 해외투자가 주식을 중심으로 65억1000만 달러, 외국인의 국내 투자는 채권을 중심으로 65억2000만 달러 각각 확대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