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A노선 수서~동탄 구간 개통이 약 한달 앞으로 다가왔다. 이에 부동산 시장의 침체가 계속되는 상황임에도 GTX로 인해 서울 접근성이 개선되는 경기 남부 지역을 중심으로 시장에 온기가 돌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GTX 사업 특성상 실제 착공과 개통까지는 예상보다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고, 지역마다 향후 개발에 따른 가치 상승 가능성이 상이한 만큼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투자에 나서야 한다고 제언했다.
GTX-A 3월 개통...수도권 출퇴근 30분 시대 본격화
7일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GTX의 첫 노선인 A노선 수서~동탄 구간이 3월 말 개통을 앞두고 있다. 국토부는 GTX-A 파주 운정~서울역 구간을 연말까지 완전히 개통할 계획이다. 개통 후 수서~동탄은 19분, 운정~서울역 구간은 20분 이내에 이동이 가능해진다.
또한 국토부는 GTX 연장·신설 계획을 앞당겨 '초연결 광역경제생활권' 구축에 속도를 내겠다는 구상이다. 윤 대통령은 지난 대선 당시 A·B·C 3개 노선의 연장과 DE·F 노선의 신설을 약속한 바 있다.
시장에서는 GTX의 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모습이다. 국토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경기 화성시 오산동에 위치한 동탄역롯데캐슬 전용면적 102㎡은 지난달 19일 22억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기록했다. 해당 아파트는 지난해 9월 같은 면적이 21억원(25층)에 거래됐다. 5개월 사이 1억원이 오른 것이다. 인근에 위치한 화성시 송동 동탄린스트라우스더레이크 전용 116㎡도 신고가인 21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10월 20억원에 손바뀜됐는데 4개월만에 1억원이 오른 것이다.
지난해 말부터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은 하락세지만 최근 6개월 사이에 GTX-A노선이 지나는 경기 남부 지역은 집값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최근 6개월간 매매 가격 변동률은 과천 3.4%, 화성 0.95%, 양주 0.95%, 용인 0.5%, 성남 0.4%, 시흥 0.3%. 수원 0.3% 순으로 높았다. 특히 이들 지역의 지난해 아파트 거래량은 경기도 전체 거래량(19만4922건)의 30%에 육박했다. 특례보금자리론 등 정책 모기지 상품 출시와 서울보다 저렴한 가격에 GTX 호재 등을 노린 수요자들이 매매 시장에 참여한 결과로 보인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GTX 개통으로 교통에 대한 편의가 크게 개선되는 만큼 집값에는 당연히 긍정적으로 작용한다"면서 "정부가 올해 초 GTX 노선 연장 및 신설 계획을 발표하면서 수혜 지역 범위가 확대된 만큼 투자 수요도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GTX 완공까지 변수 많아...개통시기, 입지 등 신중한 투자 전략 필요"
다만 전문가들은 GTX의 사업 특성상 '장기 계획'이란 점과 지자체별 재원 문제 등 여러 변수를 모두 고려해 신중한 투자에 나서야 한다고 당부했다.
실제 철도망 구축 사업은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 예비타당성 조사 발표, 기본계획 수립 뒤에도 입찰 방법 심의, 기본·실시 설계 등 거쳐야 하는 사업 절차가 많다. 착공에 들어가도 예산이 줄면 공사 기간이 늘어나는 경우도 많다. GTX-A노선 수서~동탄 구간만 해도 GTX가 2009년 첫 논의 이후 15년 만에 개통을 앞뒀다.
송 대표는 "GTX 개통으로 교통에 대한 편의가 크게 개선되는 만큼 집값에는 당연히 긍정적으로 작용한다"면서도 "철도 사업의 경우 재원, 계획 등 불확실성이 많고 긴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도 "A노선의 경우 용인이나 동탄을 중심으로 호재가 선반영돼 집값이 많이 오른 상태라 투자 메리트가 높지 않다"며 "아직 구체적인 일정이 나오지 않은 노선은 연장·신설 노선 계획이 지금과 또 달라질 수 있어 사업 진행 추이를 지켜보면서 투자에 나서야 한다"고 분석했다.
GTX 역과의 거리나 개통 시기 등도 중요한 요소다. 서진형 광운대학교 부동산법무학과 교수(한국부동산경영학회 회장)는 "투자처를 고를 때는 GTX 역과의 접근성이 가장 중요하고 개통 시기도 매우 중요하다"며 "신설되는 D·E·F 노선은 투자로 보기에는 아직 사업 진행이 더딘 만큼 착공과 완공 시기가 가까운 노선을 중심으로 투자처를 살펴보는 게 좋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