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도 화성에 위치한 한 철강 가공업체는 지난해 매출 30억원 가량을 올렸다. 그럼에도 약 2억원 가량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3분기에 이 업체는 흑자를 내지는 못했지만, 영업손실도 거의 없었다. 4년 만에 2억원 가량 적자가 생긴 것이다.
중소기업들이 적자 폭 확대와 이자 비용 증가 이중고에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신규취급액 기준으로 2020년 2.97%였던 중소기업 대출금리는 2022년 4.44%에서 지난해 5.34%까지 치솟았다. 2012년 5.66%를 기록한 이후 11년 만에 5%대로 다시 올라섰다.
그럼에도 중소기업 대출 의존도는 높아지는 추세다. 지난해 12월 말 기준 중소기업 은행 대출 잔액은 999조9000억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해 11월 말 1003조8000억원으로 사상 처음 1000조원을 돌파했지만 연말 대출 상환 등으로 소폭 줄었다. 그러나 올해 1월 말 기준 1001조4000억원으로 또 다시 1000조원을 돌파했다.
게다가 5대 시중은행에서 올해 만기가 닥치는 중소기업 대출은 204조원에 달한다. 이 중 약 40%(82조원)는 4~7월에 몰려 있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조사하는 중소기업 경기전망지수(SBHI)도 지난해 10월부터 5개월 연속 하락세다.
문제는 당장 중소기업 금융 부담을 해소할 방안이 뚜렷하지 않다는 데 있다. 특히 기준금리 인하 시점이 하반기로 예상되면서 중소기업계가 짊어질 고금리 부담은 더욱 누적될 전망이다.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내기 어려운 한계기업이 쏟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경기도에서 프레스 관련 업체를 운영 중인 한 중소기업 대표는 “금융권에서 총 1조원 규모 의 성장유망 중소기업 금융지원 특례 프로그램 내놨지만 대상이 미래성장 유망 중소기업으로 한정돼 있다”며 “정책금융 대상에 대한 확대가 없거나 금리 인하 시점이 늦어질수록 폐업을 고려하는 중소기업들이 급증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