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하를 얻으려면 반도체를 얻어야 한다
AI 시대 최고의 경영자로 혜성처럼 나타난 AI의 대부 샘 올트먼이 AI 개발은 안하고 아시아의 첨단 반도체공장을 가진 회사들과 돈 많은 중동국가들과 반도체 개발을 하겠다고 돌아다니고 있다.
그런데 전 세계 반도체매출액이 6000억 달러 수준인데 샘 올트먼이 첨단반도체공장 짓는 데 펀딩하겠다는 돈이 7조 달러다. 정신나간 사람이 아니라면 이런 제안을 받아들이기 어려울 텐데 전 세계 모든 반도체 회사들과 큰손들이 샘 올트먼과 만나고 있다.
AI 시장, 물론 과장이 있을 수 있지만, IBM의 AI 컴퓨팅 목표는 10년 내 1000배 성능 향상이다. 그러면 AI 반도체는 10년에 10배는 성장해야 한다. 인구감소, 고부채에 2~3% 저성장에 허덕이는 세계경제에 10년에 10배는 복음이고 못 먹어도 고(GO)다.
AI가 세상을 바꿀 마법이지만 문제는 하드웨어 인프라로 AI 반도체와 고속으로 데이터를 저장해줄 첨단메모리가 없으면 AI는 그림의 떡이다. 지금 천하를 얻는 것이 AI지만 AI 패권을 잡으려면 반도체를 얻어야 한다.
현재 반도체시장 6000억 달러의 10배가 넘는 7조 달러 반도체투자 펀딩을 하겠다고 돌아다니는 샘 울트먼의 뻥이 먹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미국이 천문학적 규모의 반도체 보조금을 외국기업에도 주고 중국이 국가의 운명을 걸고 반도체 국산화에 나서는 것도 이유 있다
돈은 반도체(Chips)를 타고 흐른다
지금 세상은 인터넷, 모바일에서 AI로 바뀌었다. AI가 세상의 변화 중심에 있다. 패권이 어디로 가는지는 황금에게 물어보고 세상이 어디로 가는지는 돈에게 물어보면 된다.
세계시가총액을 보면 마이크로소프트가 1위, 애플이 2위, 석유회사 사우디 아람코가 3위이고 반도체공장도 없는 반도체회사(Fabless) 엔비디아의 시가총액이 세계 4위다. 세계 1위 반도체회사 인텔이 64위, 세계 1위 메모리회사 삼성전자가 23위, 세계 1위의 파운드리 반도체회사 TSMC가 10위이다.
마이크로소프트와 애플 역시 반도체가 없으면 의미 없다. 코로나 3년간 아이러니지만 가장 많은 사망자를 낸 미국에서 증시가 사상최고치를 갱신하자 미국으로 몰려갔던 돈들이 슬슬 빠져나와 아시아로 가고 있다.
아시아 3국, 일본과 대만 한국으로 돈이 몰리는데 이들 3개국은 반도체 소재, 생산, 파운드리에 강점을 가진 “반도체의 나라”라는 공통점이 있다. 지금 세상의 돈은 반도체(Chips)를 타고 흐른다.
무역전쟁에서 시작해 기술전쟁, 반도체전쟁으로 확산된 미·중 기술전쟁의 끝도 AI 전쟁이다. AI가 공장과 사무실의 생산성 향상에 획기적인 변화를 주는 마법의 기술이지만 여기에 우크라-러시아 전쟁과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에서 보여준 AI 드론과 AI 무기들은 미래 미·중 AI 전쟁의 축소판이다.
세계인구 5분의 1의 노동력과 세계 2위의 군사력을 가진 중국이 AI까지 가지는 순간 세상의 패권은 안 봐도 비디오다. 절대로 중국으로 AI 기술이 넘어가서는 안되는 것이 미국의 입장이다
파리는 파리채가 아니라 꿀로 잡아야?
지금 세상에서 가장 비싼 것은 황금이 아니라 엔비디아의 AI반도체칩이다. 작은 반도체 하나가 6000만원이 넘어가는, 세상에서 가장 비싼 칩이지만 공급부족으로 현금 싸 들고 줄 서서 기다려야 한다.
증시에서 엔비디아의 주가가 폭등하고 엔비디아에게 AI반도체를 만들어주는 대만의 TSMC와 대만증시의 주가가 급등하는 것은 모두 공급부족의 시대 세상에서 가장 비싼 칩에 대한 욕망과 유동성의 합작품이다.
파리는 파리채가 아니라 꿀단지로 잡는 것이다. 지금 반도체는 “쩐(錢)의 전쟁”이고 민간기업의 기술경쟁이 아니라 국가대항전이다. 미국, 중국, 일본, 유럽, 인도 할 것 없이 정부가 천문학적 돈을 퍼 넣는 보조금 산업이다. AI와 반도체는 국가안보산업이기에 정부보조금은 보조금이 아니라 국방비다.
세상의 30년주기의 큰 경기변동은 금융과 기술의 결합과 이혼이 만든다. 신기술이 나오면 전통산업을 버리고 신기술에 열광한 돈들이 몰려 신기술을 혁신기술로 만들고 그 기술이 쇠퇴하면 또 다른 신기술로 시장을 만든 미국의 기술-금융시스템의 승리가 최근 100년간 세계경기변동의 핵심이다.
후진국 중국에서 세계 1위의 5G 통신업체 화웨이를 키워낸 런정페이 회장의 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화웨이인(人)은 모두 인재는 아니다. 그러나 돈을 더 많이 주면 인재가 아닌 자들도 인재가 되는 법이다(錢給多了, 不是人才也变成了人才)”.
인구감소 시대에 들어선 한국, 이젠 반도체 기술유출이 아니라 이젠 두뇌수입이 필요하다. 이공계 우수인력이 반도체가 아니라 의대로 몰려가면 한국반도체 산업의 충격은 불 보듯 뻔하다. 인도, 베트남, 중국의 수학 잘하고 논리 잘하는 상상력 넘치는 인재의 이민과 유학을 유치해야 한다.
AI의 샘 올트먼, 페북의 마크 저커버그는 유대인 출신이고, 엔비디아의 젠슨 황 회장, AMD의 리사 수 회장은 대만인이다. 구글의 창업자 세르게이 브린은 러시아에서 태어났다. 애플의 스티브 잡스는 아랍인, 시리아계 아버지에게서 태어났다.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는 남아공 출신이다.
반도체는 AI 골드 러시의 청바지 장사다. 한국의 D램에서 70% 점유율은 OS의 절대강자 마이크로소프트와 같은 수준의 점유율이다. 한국, D램에서 길고 오래 먹을 전략이 필요하고 반도체에 대한 과도한 자격지심, 자기비하는 금물이다.
출신에 상관없이 주차장에서 기숙사에서 창업해도 억만장자 반열에 올라설 수 있는 기술로 돈 버는 메커니즘이 미국의 성공 비결이다. 미국의 MIT, 스탠퍼드가 기술유출 무서워 유학생 외국인 안 받았다면 지금 미국의 첨단기술은 없다. 뛰어난 인재 한 명이 나라를 먹여 살리는 시대다. 아직 한국이 선진국이라고 믿고 있고 한류(k-culture)를 따라하고 싶어할 때 인재를 유치해야 한국 반도체가 길고 오래갈 수 있어 보인다.
전병서 필자 주요 이력
△칭화대 석사·푸단대 박사 △대우경제연구소 수석연구위원 △반도체IT 애널리스트 17년 △경희대 경영대학원 객원교수 △중국경제금융연구소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