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은행은 지난해 이자이익으로만 41조3878억원을 기록했다. 1년 전(39조4612억원)보다 1조9266억원(4.9%)이 늘면서 역대 가장 많은 이자이익을 쌓았다. 금리인상기의 영향과 함께 공격적인 대출 영업을 통해 양질의 성장을 이뤄냈다.
그러나 NIM의 추이를 보면 사뭇 다른 분위기가 감지된다. NIM은 은행이나 금융기관의 자산단위당 수익률을 말하며, 은행이 얼마나 자산을 잘 굴리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는 지표다. 은행권 NIM은 지난해부터 금리인상 흐름에 제동이 걸리면서 대체로 2022년 연말을 기점으로 하락하고 있다.
국민은행과 농협은행은 비교적 NIM을 잘 지키고 있는 편이다. 두 은행은 지난해 말 기준 은행권에서 가장 높은 1.83%의 NIM을 기록했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2분기(1.85%)까지도 오름세를 보인 뒤 △3분기 1.84% △4분기 1.83% 등 완만한 하락세를 보였다. 농협은행도 2분기 1.85%까지 올라선 뒤 3분기(1.82%) 0.2%포인트 내려서기도 했지만, 4분기(1.83%)에는 다시 오름세로 전환했다. 신한은행은 전년과 같은 연간 1.62%의 NIM을 기록했다.
하지만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의 NIM 하락폭은 꽤나 두드러진다. 지난해 말 기준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은 각각 1.52%와 1.47%의 NIM을 기록했는데, 지난 2022년 4분기를 정점으로 4개 분기 연속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지난 2022년 말 고점 대비로는 하나은행이 0.22%포인트, 우리은행이 0.21%포인트 급락했다. 특히 우리은행의 NIM은 지난 2021년 4분기(1.42%) 이후 가장 낮았다.
그간 은행들은 풍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했고, 올해에도 양호한 성장 흐름을 보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하지만 하반기 금리인하가 본격화하면서 이자 마진이 줄고,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등 코로나19 충격 이후 불어난 대출의 부실 위험이 대손 비용을 증가시킬 우려도 적지 않다. 이자창출능력이 약한 은행에선 실적 방어에 애를 먹을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올해 경기 회복세가 약해지고, 대손비용 증가와 금리인하에 따른 이자마진 축소로 수익성이 다소 약해질 가능성도 있다"면서 "특히 코로나 기간 급증한 대출의 부실 위험이 커지면서 대손비용을 증가시키고, NIM 하락은 이런 실적을 지탱하는 것을 어렵게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