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민 최고위원은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새로운미래 당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준석 공동대표를 겨냥해 "아무리 훌륭한 개인기가 있어도 다수 지혜 토론의 힘을 넘지 못한다"며 "민주주의 원칙과 합의 정신을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깨지지 않냐고 걱정하는 분에게 분명히 말씀드린다"며 "민주주의 원칙, 합의 정신을 지키면 깨질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앞서 이준석 공동대표는 전날 긴급기자회견을 통해 당 내홍에 대한 입장을 밝힐 예정이었지만, 돌연 취소했다. 지난 16일 오전 예상됐던 당 지도부 회의도 취소하면서 당내 신경전이 격화됐다는 우려가 나왔다.
이준석 공동대표는 이낙연 공동대표 측에 △당 지도부 전원 지역구 출마 △홍보와 선거 전략, 정책 캠페인 등 홍보 전반을 이준석 공동대표가 양측 공동정책위의장과 상의해 결정 △물의를 일으킨 인사의 당직과 공천 배제 등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최고위원은 "이준석 공동대표가 이낙연 공동대표에게 제시한 3가지 제안 중 2가지를 거절했다는 보도가 있는데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대안 논의가 계속될 것"이라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혼선에 대해 내부적으로는 사과하고 양해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며 "배 전 부대표 문제를 페이스북에 올려 공천 안 준다고 하고 이낙연 공동대표에게 공개 선언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민주주의 원칙도 아니고 합당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라고 일침했다. 그는 "서로 의견이 다르고 가치도 다를 수 있다. 요구를 안 들어 준다고 회의를 일방적으로 취소했다"고 지적했다.
이준석 공동대표가 이낙연 공동대표에게 선거 정책 전반을 지휘하게 해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진 데 대해 "그것은 선거운동의 전권을 위임해 달라는 것"이라며 "2월 9일 통합 신당 합의에서 총괄선대위원장은 이낙연 공동 대표로 정했다. 선거운동의 전권은 이낙연 공동대표에게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총괄선대위원장인) 이낙연 공동대표의 지휘 아래 실질적 역할을 이준석 공동대표가 하는 것은 충분히 가능하다. 그 대신 최고위에서 큰 방향과 정책에 대해 검토해 보고 발표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김 최고위원은 "주요 정책에 대해서는 선거 끝날 때까지 3~4번 정도는 최고위에서 방향에 대한 논의를 하고 검토를 거쳐 진행했으면 좋겠다"며 "지금이라도 이렇게 하면 아무 문제가 없다"고 당부했다.
그는 "이준석 공동대표와도 전화 통화로 많은 이야기를 나눈 부분"이라며 "구체적으로 설명하진 않았지만, 최고위에서 이런 쟁점이 나오면 그대로 얘기하면 될 것"이라고 언했다. 이어 "서로 간 소통이 충분히 된다면 결렬 될 일은 아니라고 본다"고 했다. 김 최고위원은 "이낙연 공동대표와 이준석 공동대표는 지난 이틀 동안 상당한 대화를 했을 것"이라며 "오늘은 그 대화의 내용을 정리해 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개혁신당은 19일 최고위원회의를 앞두고 있다. 김 최고위원이 이날 직접 나서 제동을 걸었지만, 갈등의 불씨는 쉽게 꺼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김용남 개혁신당 정책위의장은 즉각 당 공보본부를 통해 입장문을 내고 김 최고위원의 발언을 반박했다. 김 정책위의장은 배 전 부대표의 입당 문제에 대해 "당원 자격 심사는 모든 정당이 하는 것인데, 이를 하지 말자는 의도가 궁금하다"며 "누구를 밀어 넣기 위해 당원 자격 심사에 반대하느냐"고 꼬집었다.
그는 선거 정책 전권 문제에 대해서도 "공동 정책위의장 2인과 상의해서 합의문상의 법적 대표인 이준석 대표가 전결로 정책 발표를 하자는 이야기다. 여기에 어떤 문제가 있느냐"고 지적했다.
김 정책위의장은 "위 내용들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해 월요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다수결로 표결을 하기로 한 상황에서 왜 기자회견을 자청하시는지 모르겠다"며 "표결 결과가 불리할 것이라고 예상해서 이렇게 행동한 것이라면 부적절한 처신"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김 최고위원은 간담회 이후 기자와 만나 지역구 출마에 대해선 "용산 출마를 검토하고 있다"며 "이번 주 내 입장을 정리해 발표할 예정"이라고 답했다.